문체는 흔히 영어의 ‘style’, 독어의 ‘Stil’, 프랑스어의 ‘style’ 등 서구어의 번역어로 사용되는 말이다. 이러한 서구어는 라틴어 ‘stilus’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본래 ‘쓰는 기구’·‘첨필(尖筆)’을 의미하던 말이었다. 그런데 이 ‘stilus’는 일찍이 ‘글을 쓰는 법’에 응용되었고, 그뒤 글이나 말로 ‘자신의 특징을 표현하는 방법’ 또는 이때 나타나는 사람의 특징으로 그 의미가 일반화하였다. 그 뒤 이 단어는 더 많은 의미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style’을 ‘문체’라 번역할 경우는 ‘짓기 작문법’의 뜻으로 한정된다. 우리의 경우 문체의 의미는 이보다 넓은 뜻으로 ‘글의 체재’, ‘문장의 양식’, ‘한문의 형식’의 뜻을 지닌다.
문체는 일찍이 고대 수사학에서 설득의 기법으로 간주되었다. 그리하여 문체는 내용과 별개의 것으로 규범성을 지녔다. 근세에 접어들어서는 개성적인 표현이 강조되면서 “문체는 그 사람이다.”라는 잠언이 대두되게 되었으며, 내용과 표현방법의 구별이 부정되고 작품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원리는 비문학적 발화(非文學的發話)에까지 확대되었다. 그리하여 일사상(一思想) 일형식(一形式)의 순일치론(純一致論)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그러나 그 뒤 이러한 일치론과는 달리 같은 정보를 전하면서 언어구조가 다른 데 주목하게 되고, 이를 문체의 차이라 보게 되었다. 변형생성론자들이 동일한 의미기저인 심층구조(深層構造)에서 어떤 변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문법형태가 생성되고, 이것이 문체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고 보는 것도 이러한 것이다.
언어활동이란 사회적인 언어(langue)를 바탕으로 개성적인 언(言, parole:언어심리에 잠재된 기억 즉 저장된 언어가 발음 작용을 통해 외면적으로 실현된 것)에 의하여 수행되는 것이다. 이는 공통분모인 규범에서 어느 정도 일탈된 작자의 성격에 따라 선택된 것이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언어활동에는 문체가 나타나게 된다.
문체의 분류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크게 유형적 문체와 개성적 문체의 둘로 나눌 수 있다. 또, 쓰이는 언어에 따라 문어체(文語體)와 구어체(口語體)로 나누기도 한다. 유형적 문체는 어떤 특수한 표현형태로, 다른 많은 표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관점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① 기재형식에 따라 : 한문체·서기체(誓記體)·이두체·향찰체·구결체·국문체 등. ② 어휘·어법에 따라 : 문어체·구어체, 또는 국문체·국한문혼용체·한문체 등, 또는 동사적 문체(verbal style)·명사적 문체(nominal style) 등, 또는 ‘이다’체·‘습니다’체 등. ③ 수사에 따라 : 산문체·운문체 등, 또는 문장호흡의 장단에 따른 간결체와 만연체, 문장표현의 강유(剛柔)에 따른 강건체와 우유체, 문장수식의 다과에 따른 화려체와 건조체 등. ④ 기술방식에 따라 : 묘사체·설명체·논증체·서사체 등. ⑤ 글의 장르에 따라 : 가사체·악장체·역어체·내간체 또는 논설문체·수필문체·소설체 등.
이와는 달리 기로(Guiraud,P.)는 표현의 범위, 표현수단의 범위, 표현의 성질, 표현의 원천, 표현의 양상에 따라 문체가 구별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적 문체와는 달리 유형화하기 어려운 작자 특유의 개성적인 문체가 있다. 이것은 공통분모에서 벗어난 “문체는 그 사람이다.”라는 언(parole)의 표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