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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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조형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그 양식의 변천, 발달 과정을 연구하고 문화사적 · 역사적 의의를 분석, 해석하는 학문.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미술사학은 조형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그 양식의 변천, 발달 과정을 연구하고 문화사적·역사적 의의를 분석, 해석하는 학문이다. ‘미술사’라는 말은 독일에서 사용한 ‘미술의 역사(kunstgeschichte)’ 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근역서화징』(1928)을 편찬한 오세창이 미술사 연구의 획기적인 공헌을 했다. 고유섭은 현대적 의미의 한국미술사 연구에 공헌했다. 1960년 김원룡, 전형필, 진홍섭, 최순우, 황수영 등에 의하여 발족된 고고미술동인회는 광복 후 미술사학 연구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이 단체는 현재 한국미술사학회라는 이름으로 개칭되었다.

목차
정의
조형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그 양식의 변천, 발달 과정을 연구하고 문화사적 · 역사적 의의를 분석, 해석하는 학문.
개설

‘미술사’라는 말은 이 분야가 처음으로 독립된 현대적 학문의 영역으로 인정받고 연구되기 시작한 독일에서 사용한 ‘kunstgeschichte’, 즉 ‘ 미술의 역사’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미술사에서 연구 대상으로 삼는 미술품은 전통적으로 동양과 서양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즉 서양에서는 대개 조각, 회화, 건축, 장식 미술 등이며, 동양에서는 서예, 회화, 도자기, 조각, 건축, 장식 미술 등이다. 이들을 분석하는 연구 방법도 20세기 이전에는 동서양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달하여 왔다.

내용
  1. 서양

서양사에서 이탈리아의 문예 부흥기(Renaissance)를 근대화의 전환점으로 본다면, 미술사에서 바자리(Vasari, G.)의 『뛰어난 화가 · 조각가 · 건축가들의 생애(Delle Vite de' piu" Eccelenti Pittori, Scultori et Architectori)』(1550 · 1568년)를 서양 미술사학의 시초로 볼 수 있다. 바자리는 그 나름대로의 확고한 미술사관을 가졌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그는 미술이 자연의 모방으로부터 시작하여 고대 그리스 · 로마의 고전기에 높은 수준을 이룬 뒤 중세에 침체하였다가 문예부흥기에 다시 부흥하여 미켈란젤로 (Michaelangelo)를 정점(頂點)으로 완성의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의 저술은 현대적 의미의 다각적 분석이 되지 못하였다.

18세기 독일 미술사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빈켈만(Winckelmann)은 그의 저서 『고대 미술의 역사(Geschichte der Kunst des Altertums)』(1764년)에서 조각과 회화는 한 국가의 가장 숭고한 정신의 표현이라는 정신사적인 미술사관을 피력하였다. 이와 같은 관점은 헤겔(Hegel, G. W. F.)의 정신사관적(精神史觀的) 역사철학과 더불어 미술사에 권위를 부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19세기에 들어와 미술사를 좀 더 광범위한 문화사의 흐름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를 한 사람이 바로 스위스 출신의 부르크하르트(Burckhardt, J.)였다. 그의 저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Die Cultur der Renaissance in Italien : Ein Versuch)』(1860년)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문화를 가능하게 한 여러 가지 요소들 중의 하나로 미술이 차지한 역할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그는 1818년, 즉 자신과 같은 해에 출생한 마르크스(Marx, K.)와는 달리 르네상스 미술 발달에 기여한 당시의 경제사적 측면에 관해서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19세기 말기의 미술, 특히 인상파(impressionism) 회화의 발달은 미술사 연구에 좀 더 다른 측면을 낳게 하였다. 즉 미술양식을 복잡하고 다각적인 문화적 현상으로 보기보다는 순수한 시각적 형태의 표현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대두하였다. 부르크하르트의 제자인 독일인 뵐플린(Woelfflin, H.)이나 빈 출신인 리글(Riegl, A.)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뵐플린은 『미술사의 원리(Kunstgeschichtliche Grundbegriffe)』(1915년)를 비롯하여 몇 권의 유명한 저술을 통하여 회화 · 건축 · 조각의 형태를 시각적으로 분석하여 한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의 양식적 특징의 변화를 지적하였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한 양식이 특정 장소, 특정 시대의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에 의하여 생기므로 그 양식은 다른 시대나 장소에서 생겨날 수 없다는 양식의 시대적 · 지역적 필연성을 주장하였다.

이는 20세기에 활동한 여러 미술사가들의 양식사(樣式史) 연구의 기반이 되었다. 한편 같은 양식사적 맥락이지만 약간 다른 이론, 즉 미술 양식은 한 번 태어나 필연적으로 성장, 노쇠의 생물학적 과정을 거친다는 이론을 내세운 프랑스의 포시용(Focillon, H.)의 관점도 있었다. 이와 같은 여러 학자들의 이론은 미술사를 ‘Kunstwissenschaft’, 즉 미술의 과학적 연구로 이끌어 갔으며 이에 대한 반발도 많이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미술의 형태 분석보다 회화나 조각 작품의 주제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설명하는 도상학(iconography), 나아가서 그 주제가 한 문화권 내에서 가지는 역사적 · 문화적 의미를 캐내는 도상해석학(iconology)이 발달하였다. 이 방면의 대가로는 유럽의 여러 학자 중 바르부르크(Warburg, A.), 말레(Male, E.), 파노프스키(Panofsky, E.) 등을 특히 꼽을 수 있다. 파노프스키는 그의 『도상해석학 연구( Studies in Iconology)』(1939년) 등 여러 저술에서 르네상스 미술의 주제를 심층 분석하여 미술사를 좀 더 광범위한 문화적 배경에서 이해할 것을 주장하였다.

한편 하우저(Hauser, A.)는 그의 저서 『사회학적 미술사(The Social History of Art)』(1951년)에서 미술이란 한 사회에서 그 사회의 종교적 · 정치적 · 이념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선전하는 데 쓰이는 도구의 구실을 하는 것이며, 따라서 모든 미술 양식은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사회적 조건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이론을 내세웠다. 나중에 그는 미술 양식 형성에 있어서 개인의 역할, 양식의 심리학적 분석 등도 내세워 자신의 ‘사회학적 미술 사관’에 어느 정도 수정을 가하기도 하였다.

위의 여러 사람들과는 달리 비트쿠버(Wittkower, R.)는 『토성(土星) 아래에서 태어나다(Born under Saturn)』(1963년)에서 화가나 조각가들의 전기(傳記), 편지, 그 밖의 관련 문서들의 심층 분석, 그리고 예술가들의 특수한 성품의 심리 분석(psychoanalysis)까지 시도하였다. 그리고 무엇이 예술가들의 독창성, 특수한 성격, 그리고 행동을 낳게 하는가, 또는 이들이 한 시대에 왜 그와 같은 인간상(人間像)을 부각시키게 되었는가 하는 색다르고도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기도 하였다.

돌이켜 보면, 바자리의 전기적(傳記的)인 미술사, 빈켈만이나 부르크하르트의 문화사 내지는 정신사적 미술사, 그리고 뵐플린의 조형 분석적 연구 방법, 파노프스키의 도상학과 도상해석학적 연구 방법, 하우저의 사회학적 미술사관 그리고 하우저와 비트쿠버의 심리 분석 및 문헌 자료를 통한 분석 방법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후반기의 미술사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참작한 다양한 연구 방법을 토대로 하게 되었다. 이로써 각 미술의 분야 · 지역 · 주제 등에 적절한 접근 방법을 택하여 깊이 있고 폭넓은 연구를 행할 수 있는 이론적 · 방법론적 체계를 가지게 되었다.

  1. 동양

동양미술사 연구는 중국에서 일찍부터 서예와 회화에 관한 많은 기록을 남긴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간단하기는 하지만, 사혁(謝赫)의 『고화품록(古畵品錄)』(525년)은 중국회화사상 최초로 회화 평론 기준을 마련하여 주었다. 그가 열거한 육법(六法) 가운데 ‘기운생동(氣韻生動)’은 시대에 따라 의미가 약간 변하기는 하였으나, 그 뒤 중국회화사의 가치 판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개념이 되었다.

당대(唐代)의 장언원(張彦遠)은 그의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847년)에서 서(書)와 화(畵)의 원류가 같다는 논리를 내세워 고대부터 그 당시까지의 회화 발달 과정을 간단히 서술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설정한 등급에 따라 화가들의 짤막한 전기와 작품을 수록하였다. 이 책은 후대의 중국회화사 서술에 일종의 모델이 되었다. 이후 실제로 오대(五代) · 송(宋) · 원(元)을 거치는 동안 화가들의 전기 또는 작품에 관한 기록이 많아졌다.

또한 명대(明代) 이후 서화의 감상(鑑賞)과 수집에 관한 글이 무수히 쓰여졌다. 이들은 현존하는 작품, 또는 이미 없어진 작품들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문헌기록을 제공하여 준다. 명나라 말의 동기창(董其昌)은 중국회화사상 처음으로 회화사의 큰 흐름을 남 · 북종화(南北宗畵)로 분류, 정의하였다. 그러나 이 분류는 화가들의 사회적 신분 또는 창작 의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는 점에서 양식사적 구분이라고는 할 수 없다. 동기창의 분류는 많은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으며, 중국미술사의 특수성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크게 발달한 고증학(考證學)의 영향으로 중국서예사에서 비문(碑文)이나 청동기의 명문(銘文)을 연구하는 금석학(金石學)을 통하여 고전 양식을 확립하는 운동이 크게 일어난 것도 특기할 만하다. 20세기 후반기의 동양미술사 연구는 중국이 마르크시스트 사관의 영향권으로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방법에 의한 시대 구분과 해석 방식 등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서양미술사 방법론 가운데 동양미술의 특수성에 적합한 것들을 선택하여 과거의 전통적인 미술사 연구 자료와 현존 작품들을 분석하는 종합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1. 한국

한국에서의 미술사 연구는 20세기 이전의 문인들이 쓴 시나 수필 형식의 글 가운데 화가들에 관한 것, 또는 자신들의 회화관(繪畵觀)이나 특정한 서화평(書畵評) 중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들 자료는 오세창(吳世昌)이 편찬한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의 ‘채용군서목(採用群書目)’에 열거되어 있다. 오세창은 과거의 문헌기록 가운데 서화가들에 관한 내용을 모아 연대순으로 편집한 한국 최초의 서화가인명사전, 즉 『근역서화징』(1928년)을 한문으로 출간하였다. 이 책에 관해서는 일부 비판적인 견해도 있으나 우리나라 미술사 연구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것만은 틀림없다.

일제강점기에는 주로 일인(日人) 학자들, 즉 세키노 다다시(關野貞), 이케우치 히로시(池內宏) 등에 의하여 고적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식민사관(植民史觀)이 반영되기는 하였으나 최초로 『조선미술사(朝鮮美術史)』(1932년)가 발간되기도 하였다. 또한 민예(民藝)를 중점적으로 연구한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의 극히 주관적인 한국 미술관도 일제 강점기의 미술사 연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적 의미의 한국미술사 연구에 획기적 공헌을 한 한국인 학자로는 고유섭(高裕燮)을 들 수 있다. 그는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철학과에서 미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하였으며, 짧은 생애 동안에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다. 고유섭의 논문들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 황수영(黃壽永)에 의해 『한국미술사급미학논고(韓國美術史及美學論考)』(1963년), 『한국미술문화사논총(韓國美術文化史論叢)』(1966년) 등으로 편집, 발간되었다.

광복 후 미술사학 연구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단체는 고고미술동인회(考古美術同人會)이다. 1960년 김원룡(金元龍), 전형필(全鎣弼), 진홍섭(秦弘燮), 최순우(崔淳雨), 황수영 등에 의하여 발족되었다. 그 해 8월부터 한국 최초의 미술사학 학술지인 『고고미술(考古美術)』을 발간하기 시작하였다. 이 단체는 현재 한국미술사학회(韓國美術史學會)라는 이름으로 개칭되어 우리나라 미술사학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분야별로 세분화된 학회들이 생겨남에 따라 현재 미술사학 관련 학회와 학술지는 매우 많아진 상태이다.

한편 대학에서 미술사학 전공학과가 생긴 것은 1973년 홍익대학교 대학원의 미학 · 미술사학과가 처음이다. 1980년 미술사학과가 분리되어 독립된 학과로 유지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동국대학교 · 이화여자대학교 · 성신여자대학교 · 명지대학교 등의 대학원에 미술사 전공학과가 생겼다. 학부 전공으로는 1983년 서울대학교 인문계의 고고미술사학과가 처음 생겼고, 이후 고려대학교 · 덕성여자대학교 · 충북대학교 · 명지대학교 등에서 미술사를 전공할 수 있는 학과를 신설했다.

현재 우리 학계를 연구 분야별로 살펴보면 역시 한국미술사 전공자가 가장 많고, 동양미술과 서양미술은 비슷한 수의 전공자들이 있다. 1980년대 이후에는 한국미술사학계도 서구 및 일본의 미술사학계와 학회 및 현지답사를 통한 학술교류를 활발히 가지면서 국제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미술사학의 이론과 방법』(문명대, 열화당, 1977)
『中國書道史』書道藝術 別卷 第三(中田勇次郎 編輯, 中央公論社, 1977)
Oxford Companion to Art(Harold Osborne, Oxford University Press, 1970)
Images of the Mind(Wen C. Fong,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미술사연구의 결정요인들」(클라인 바우어(Kleinbauer), 김리나 역, 『미술사연구』2, 1988)
「미술사란 무엇인가」(클라인 바우어(Kleinbauer), 김리나 역, 『미술사연구』창간호, 1987)
「사혁의 고화품록」(이성미, 『미술사연구』, 미술사연구회, 1987)
「中國書道史」(中田勇次郎 編輯, 『書道藝術』 別卷 第三, 中央公論社,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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