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巖刻畵), 혹은 암각(巖刻), 암화(巖畵) 등으로도 불린다. 바위그림은 후기 구석기시대의 유적에서도 발견되지만, 전형적인 사례들은 신석기 및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주로 찾아진다.
바위그림은 스칸디나비아반도 일대에서부터 사하라사막의 산악지대에 이르기까지 구대륙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아메리카대륙과 오세아니아지역과 같은 신대륙에서도 찾아진다. 바위그림은 대개의 경우,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생산주술의 산물로 이해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바위그림의 존재가 보고되기 시작하였다. 바위그림이 조사된 지역은 현재까지 울산 천전리와 대곡리, 방기리, 이화동, 포항 인비리, 칠포리, 경주 석장리, 안심리, 영천 포성리, 고령 장기리, 안화리, 지산리, 남해 상주리, 벽련리, 양아리, 안동 수곡리, 영주 가흥동, 남원 대곡리, 여수 오림동, 함안 도항리 등 20곳이다. 발견 사례는 계속 증가되고 있다. 학술 보고된 바위그림 중 울주 천전리 각석은 1973년 국보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1995년 국보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1971년 동국대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된 울산 천전리의 서석(書石)은 상부에 면쪼으기로 나타낸 사슴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동물과 선쪼으기로 나타낸 다양한 기하무늬가 있고, 하부에 신라시대의 명문과 가는 선긋기에 의한 인물 및 동물상 등이 있어 내외의 눈길을 끌었다.
같은 시기에 발견된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나 바다거북, 카누형의 배를 탄 인물들로 구성된 어로관련 표현과 사슴, 호랑이, 멧돼지 및 인물들로 구성된 수렵 관련 표현을 주요 주제로 하고 있다. 선사 및 역사시대 울산지역 주민의 생활상을 복원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자료로 평가되었다.
같은 해 영남대박물관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된 고령 장기리 알터마을 바위그림은 태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 방패형 및 동심원 무늬들로 학자와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장기리에서 3㎞ 정도의 안화리 안림장터 부근에서도 방패형 무늬가 새겨진 바위그림이 발견되었다.
1989년에는 포철 고문화연구회에 의해 영일 칠포리 곤륜산 동북쪽 골짜기에 대규모의 바위그림 유적이 확인되었다. 두 지역 8개의 바위에는 방패형 무늬 외에도 석검 및 여자 성기 모양의 무늬들이 새겨져 있었다.
1994년 발견된 경주 석장동 금장대의 바위그림은 방패형 및 사람얼굴형 그림 외에도 사람 및 짐승의 발자국, 산과 동물, 배, 여성의 성기 모양 그림 등 다양한 표현을 담고 있다. 청동기시대 전후 이 지역 주민의 종교와 신앙의 이해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석검과 석촉이 새겨진 영일 인비동 및 여수 오림동, 동심원과 성혈이 새겨진 함안 도항리, 다양한 크기의 성혈이 표현된 울산 이화동의 바위 등은 고인돌 무덤의 덮개돌이다. 바위그림이 지닌 종교성을 잘 드러내주는 사례이다.
현재까지 영남 내륙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한국의 바위그림은 중국 내륙이나 해안지대에서 발견되는 것들이 주로 붉은 안료를 이용해 표현된 채회암화(彩繪巖畵)인 것과는 달리, 바위를 쪼거나 바위에 선을 긋는 새김법을 쓰고 있다.
이와 같은 표현방식은 시베리아 및 내몽고 음산산맥 일대, 연해주 아무르강 일대의 바위그림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바위그림은 이들 지역의 바위그림 전통과 일정 부분 닿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태양숭배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방패형 및 사람얼굴형 바위그림은 내몽고 및 연해주 일대의 것과 각각 유사한 면이 있다. 이들 지역의 바위그림은 한국 바위그림의 원류와 관련해 일찍부터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는 한국 바위그림의 출발지가 연해주 일대와 몽골지역 중 어느 곳인지는 아직 판명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