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연암(鉢淵庵)·발연수(鉢淵藪)라고도 한다. 신라시대에 승려 진표(眞表)가 지극한 참회를 통하여 미륵보살로부터 친히 간자(簡子)를 전수받았던 곳으로, 770년(혜공왕 6)에 진표가 창건하였다.
미륵봉 동쪽의 험준한 계곡 아래 발연이라는 못이 있는데, 이는 주위의 바위모양이 발우(鉢盂) 모양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절 이름도 이에 기인한다. 1657년(효종 8)에 화재로 불타버린 뒤 1659년에 승찬(勝燦)이 중건하였다.
그 뒤 이 절의 퇴락에 관한 설화가 전한다. 절이 한참 융성한 때인 어느 날, 한 노인이 찾아와서 구걸을 하였다. 절에서 귀찮다고 박대를 하면서 쫓아버리자 노인은 다음날 지관의 행색을 하고서 다시 절을 찾았다.
그리고 절 앞 계곡에 다리가 있었더라면 더욱 융성해질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는 아쉽다는 듯이 절을 떠났다. 이에 승려들은 곧 다리를 만들어 홍교(虹橋)라고 이름 지었다. 그런데 그 뒤부터 자꾸 절의 재산이 줄고 머지않아 폐사 직전에 이르게 되었다.
이상하게 생각하여 알아보니, 절 건너편에 고양이모습의 바위가 있는데 전에는 시냇물에 막혀서 오고갈 수 없었으나 다리를 놓았기 때문에 자주 왕래하게 되어 절이 쇠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승려들은 다리를 다시 허물었으나 그때마다 시냇물에 떠내려 온 바위들이 저절로 모여서 다리 같은 형상을 만들었으며, 절은 폐사가 되었다고 한다. 한말에 북명(北溟)이라는 걸승이 이 절을 중창하려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