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쟁이 설화」는 방귀를 소재로 한 설화이다. 전국적으로 널리 전승되는 이 설화는 소화에 속하며, ① 방귀 시합, ②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 ③ 도둑 쫓은 방귀쟁이 등의 유형으로 나뉜다. 「방귀 시합」, 「방귀쟁이 며느리」는 여성 거인 신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방귀쟁이 설화」에는 남성과 여성의 대결 구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결 양상에 따라 「방귀 시합」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는 초기의 과정에서, 「방귀쟁이 며느리」는 가부장 제도가 확립된 이후에 형성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방귀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이므로 누구나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고, 방귀의 세기, 소리, 냄새에 따라 그 양상이 다양하여 웃음을 유발하기에 적절한 소재가 된다. 「방귀쟁이 설화」는 세계적으로 널리 전승되며, 아르네-톰슨(Aarne-Thompson) 유형의 AT 1453(Fart girl, 방귀 소녀)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도 전국적으로 널리 전승되며, 『한국구비문학대계』에 약 100편의 설화가 채록되었다.
「방귀쟁이 설화」는 방귀의 위력이나 세기를 과장하여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소화(笑話)에 속하며, 과장담의 성격이 있다. ① 방귀 시합, ②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 ③ 도둑 쫓은 방귀쟁이 등의 유형으로 나뉜다.
① 「방귀 시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랫녘 방귀쟁이(남성)와 윗녘 방귀쟁이(여성)가 시합하게 되었다. 서로 방귀를 뀌어 절굿공이(또는 방앗공이 · 절구통)가 날아갔다가 날아왔다가 하였다. 서로의 방귀 세기가 비슷하여 결국 승부가 나지 않자, 절굿공이가 떨어져 몽숭어(또는 방아 고기 · 가오리)가 되었다. 두 방귀쟁이는 경상도와 전라도, 서울과 시골의 지역 대결로 나타나기도 하며, 동성보다는 이성 간의 대결이 많다. 대부분 남성이 여성에게 먼저 대결하자고 도전하며, 도전할 때 시합할 사람이 없자 방귀를 뀌어 아이가 굴뚝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승부가 나는 경우는 대부분 여성 방귀쟁이의 실력이 뛰어나 남성에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난다. 남성과 여성이 각각 홀아비 · 홀어미일 때는 부부가 되기도 한다.
② 「방귀쟁이 며느리」는 시집간 며느리가 방귀를 뀔 수 없게 되자 얼굴이 노랗게 된다. 걱정스러운 시아버지가 그 이유를 묻고 방귀를 뀌라고 허락한다. 며느리가 방귀를 뀌자, 집이 흔들리고 가족들이 날아가게 된다. 며느리는 친정으로 쫓겨 가게 되는데 시아버지가 함께 나섰다. 가는 도중 비단 장수, 유기 장수(또는 삼베 장수, 황아장수, 이남박 장수)를 만나 손 안 대고 배 따기 내기를 걸었는데, 며느리가 방귀로 배를 많이 떨어뜨려 유기와 비단을 얻게 된다. 이에 시아버지가 방귀도 쓸모가 있음을 깨닫고 며느리를 도로 집으로 데려간다.
③ 「도둑 쫓은 방귀쟁이」는 방귀쟁이가 방귀를 막으려고 항문에 꽂아 둔 가지(또는 무 · 호박 꼭지)가 터져 나오면서 큰 소리가 나자, 집 안으로 들어오던 도둑이 놀라 도망갔다는 이야기이다.
④ 이 밖에도 방귀를 뀐 것을 감추려다가 창피를 당한다는 단편적인 이야기가 다양하게 관찰된다. 새신부 또는 새 며느리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새신부가 방귀를 뀌고 쫓겨나 아들을 낳았다. 아들은 아버지를 찾아가 “방귀를 뀌지 않는 사람은 아침에 심으면 저녁에 따서 먹을 수 있는 오이를 사라.”라고 하며, 어머니에게 죄가 없다고 말한다. 아들의 중재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함께 살게 된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혼인날 신부가 시아버지 앞에서 방귀를 뀌자, 유모가 나서서 자기가 방귀를 뀌었다고 하였다. 시아버지가 유모를 기특하게 보며 유모에게 상을 주니, 신부가 “방귀는 내가 뀌었는데 상은 왜 유모가 받느냐”라고 따졌다는 내용도 있다.
「방귀쟁이 설화」는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타난다. 특히 「방귀 시합」, 「방귀쟁이 며느리」는 여성 신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방귀 시합」에서 방귀로 날아간 절굿공이(방앗공이 · 절구통)가 물고기 또는 섬이나 바위 같은 지형이 되는 것, 그리고 「방귀쟁이 며느리」에서 며느리의 방귀로 다른 사람의 재물을 얻는 것은 모두 방귀의 생산력을 의미하므로, 여성의 방귀가 지형을 창조하는 여성 거인 신화의 배설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 남성과 여성의 대결 구도와 관련하여, 「방귀 시합」에서는 남성의 도전으로 대결이 이루어지며 여성 방귀쟁이의 실력이 우월하다고 나온다. 이러한 점에서 「방귀 시합」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는 초기의 과정에서 형성된 이야기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리고 「방귀쟁이 며느리」는 가부장 제도가 확립된 이후 생성된 것으로, 종속된 지위에 있는 여성의 현실과 대응을 드러낸다고 이해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