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와 공연방법이 비슷하나 판소리가 북 반주로 남도 육자배기토리[南道民謠調]가 주가 되는 데 비하여, 「배뱅이굿」은 장구 반주로 서도 수심가토리[西道民謠調]가 주가 된다.
평안도와 황해도의 두 지역제로 대별되나 두 지역 소리의 서사적 구조는 차이가 없다. 이야기의 구성은 창자 개인의 학습과 연주관행, 이야기 구성에 관한 정보의 유무, 연행시 시간 · 공간의 제약 등에 따라 구별되며, 소리대목의 구성은 창자의 연주 역량 및 음악 어법의 구사, 그리고 연행 조건에 의해 좌우된다. 소리대목은 서사무가에서 출발하여, 그것의 곡조를 차용하고 도입하며 변용 및 창작의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되었다. 소리대목에 따른 이야기 단락 구성은 다음과 같다.
0.소리풀이 · 1.산천기도 · 2.배뱅이 출생 및 성장 · 3.상좌중과 사랑 · 4.배뱅이의 죽음 · 5.배뱅이의 장례 · 6.팔도무당 굿 · 7.박수무당 내력 · 8.박수무당 굿 · 9.귀향
문벌 높은 집안의 귀한 무남독녀로 태어난 배뱅이는 태어날 때 어머니의 꿈에서 비둘기 목을 비틀어 버렸다고 하여 이름을 배뱅이라고 지었다. 귀엽고 곱게 잘 자랐으나, 18세에 우연히 병을 얻어 죽었다. 배뱅이 부모가 딸의 혼령을 위로하는 넋풀이를 하는데 엉터리 박수무당이 교묘한 수단을 써서 거짓 넋풀이를 해주고 많은 재물을 얻어 가진다는 내용이다. 한 사람의 박수무당이 등장하여 각 과정에 등장한 총19명의 배역을 소리(노래)와 재담으로 연출해 내며, 굿의 미신적 요소를 풍자적으로 꾸며 흥미를 자아낸다.
평안도 김관준 계통을 이은 이은관(李殷官)「배뱅이굿」과 황해도 문창규(文昌圭) 계통을 이은 양소운(楊蘇云)「배뱅이굿」이 전승되고 있다. 이것의 기원은 김관준 이전으로 보이며, 배뱅이 이야기와 무당사또, 박수무당 굿, 상좌중 이야기는 모두 굿과 관련되었으며, 특히 「팔도무당 굿」과 「박수무당 굿」은 넋굿의 음악과 장면을 재현한 공연이다.
배뱅이굿은 재담이 많은 점, 당대 유행하는 노래를 대거 수용한 점, 소리 대목이 짧게 나누어져 있는 점, 마지막 대목이 동일한 장단 아래 매우 길게 짜인 점이 판소리의 형태와 닮았다. 또한 이인수 · 김종조 · 양소운 등에서 볼 수 있는 육자배기토리와 성주푸리 토리, 판소리 우조 등의 악조와 진양조 · 중중모리 · 자진모리 등의 장단 사용, 김종조의 소리에 있는 심정순계통의 중고제 심청가 대목 등이 판소리에서 수용된 음악적 특징이다.
이렇듯 배뱅이굿의 음악은 판소리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으나 공연방법에 있어서 판소리가 북 반주로 남도 육자배기토리(南道民謠調)가 주가 되는 데 비하여, 「배뱅이굿」은 장구 반주로 서도 수심가토리(西道民謠調)가 주가 된다. 특히 반주는 장구외에 바라 · 피리 · 젓대 · 해금을 쓰기도 하며, 소리는 수심가토리가 주가 되어 경토리(京畿民謠調) · 메나리토리도 쓰이는데, 양소운 「배뱅이굿」에는 육자배기토리가 끼어 있으며, 「산염불」 · 「자진염불」 · 「서도무가」 등의 서도민요도 있다. 그리고 창과 아니리의 진행방식이 극히 단순하고 명료하게 나타난다. 이런 요소들은 배뱅이굿이 판소리보다 가면극 및 굿놀이의 진행방식에 근접해 있는 증거이다.
1984년 중요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 서도소리의 하나로 지정되었으며, 예능보유자로 이은관(李殷官)이 인정받았다.
배뱅이굿은 서도의 음악적 관행상 본격음악이 아닌 여기(餘技)로 취급하여 음악문화적 변동을 거의 겪지 않았으며, 기층의 재담소리로 성장하였다. 그것에 나타난 판소리적 특징은 판소리를 모델로 ‘변용 및 창작’한 결과로서 남도의 창우집단과 서도재인집단의 교류를 엿볼 수 있는 측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