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3권(권상·중·하) 3첩(帖). 이 사경(寫經)은 현고사(玄高寺) 주지를 역임했던 대선사(大禪師) 해연(海淵)에 의해 이루어졌다. 권말(卷末)의 사성기(寫成記)에 의하면, 최천경(崔天景) 등 22명의 시주자와 함께 위로는 하늘과 땅, 부모·국가의 은혜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삼도(三途:지옥·아귀·축생)를 제도하고, 이 경을 보고 듣는 사람은 모두 보리심(菩提心)을 내고 죽으면 극락에 같이 태어나기를 기원하고 있다.
현재 이 경은 중국의 영락(永樂) 비단으로 배접된 포갑(包匣) 속에 쌓여 있어 전혀 훼손됨이 없이 매우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다. 감색의 바탕에 은니(銀泥)의 초화문(草花文)으로 장식된 표지의 문양이나 가운데의 경명(經名) 표시 등이 고려시대의 수법을 잇고는 있으나, 다소 떨어진다.
대부분의 고려 사경과는 달리 평민(平民)이 시주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로써 조선 초기에 있어서 사경 제작의 형식이 고려시대와는 달라지고 있는 일면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