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는 교법의 수레바퀴를 굴려 중생의 모든 번뇌를 굴복시키므로 비유하여 법륜이라고 하였다. 초기 불교의 교단에서는 부처의 설법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으나, 중국에서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분류하는 교상판석(敎相判釋:경전을 내용·시기 등에 따라 분류함.)에 많이 붙여 사용하였다.
대표적인 주창자로는 축도생(竺道生)·길장(吉藏)·진제(眞諦)·현장(玄奘) 등을 들 수 있다.
축도생은 부처의 일대교설(一代敎說:일생의 가르침)을 선정법륜(善淨法輪)·방편법륜(方便法輪)·진실법륜(眞實法輪)·무여법륜(無餘法輪)의 4법륜으로 분류하였다.
길장은 근본법륜(根本法輪)·지말법륜(枝末法輪)·섭말귀본법륜(攝末歸本法輪)의 3법륜으로, 진제는 전법륜(轉法輪)·조법륜(照法輪)·지법륜(持法輪)의 3법륜으로 분류하였다. 현장은 사제법륜(四諦法輪)·무상법륜(無相法輪)·요의법륜(了義法輪)의 셋으로 분류하였다.
우리 나라에서 이와 같은 법륜설을 널리 채택한 고승은 신라의 원효(元曉)이다. 원효는 그의 저서인 ≪열반종요 涅槃宗要≫·≪법화경종요≫ 등에서 이를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길장의 3종법륜에 대하여, 원효는 근본법륜이란 석가모니가 처음 성도(成道)하여 화엄회상(華嚴會上:화엄경을 설한 법회)에서 보살들을 위하여 일인일과(一因一果:동일한 원인에 의해 동일한 결과를 얻음.)의 법문을 말한 것이라고 하였다.
지말법륜은 복이 엷고 근기(根機:깨달을 수 있는 능력)가 둔한 무리들이 그 깊은 일인일과의 법문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일승(一乘)을 삼승(三乘)으로 나누어 설한 것이라고 하였으며, 섭말귀본법륜은 석가모니가 40년 동안 삼승의 법문을 설하여 그들의 근기를 향상시킨 뒤에 다시 삼승을 일승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하여 설한 ≪법화경≫ 등의 가르침이라고 하였다.
또, 진제의 3법륜에 대해서는 그 명칭을 유상법륜(有相法輪)·무상법륜(無相法輪)·무상무상법륜(無相無上法輪)으로 바꾸어서 해설하였다. 유상법륜은 오직 성문승(聲聞乘:가르침을 듣고 배워 깨닫는 사람)을 지향하는 사람을 위한 것으로서 사제(四諦)를 근본으로 하여 법륜을 굴리는 교법이며, ≪아함경 阿含經≫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무상법륜은 보살승(菩薩乘)을 지향하는 사람을 위한 것으로서, 법의 공성(空性)을 근본으로 하여 법륜을 굴리는 교법이며, ≪반야경≫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또, 무상무상법륜은 삼승을 모두 지향하는 이를 위한 것으로서, 법공(法空)과 무자성(無自性)을 근본으로 하여 법륜을 굴리되, 위가 없고 더 받아들일 것이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이름을 붙였으며, ≪해심밀경 解深密經≫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원효 이후에는 신라의 표원(表員)이 법륜에 관하여 약간의 언급을 하였으나, 그 뒤의 학승(學僧)들은 천태종의 교상판석과 화엄종 법장(法藏)의 교상판석이 많이 채택되어 법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