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 봉기를 모의하던 1895년(고종 32) 12월 1일부터 의병진을 해체한 1896년 9월 9일(음력)까지 약 10개월 동안의 일들이 날짜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안동을 중심으로 한 영양·예천·순흥·봉화일대는 한말에 초기 의병이 일어나 기세를 크게 떨쳤던 곳이다. 김도현도 1895년 12월 민비시해와 단발령을 계기로 안동 의병진의 주요 인물들인 권세연(權世淵)·김흥락(金興洛)·유지호(柳止鎬) 등과 거의(擧義)를 논의한 뒤 곧 유시연(柳時淵)과 함께 청량산에서 의진을 편성하였다.
자료는 의진 편성 과정을 비롯하여 그 뒤 봉화·영천·진보·강릉·삼척 등 경상북도 지역과 동해안 일대의 여러 고을을 행군하면서 허훈(許薰)·김도화(金道和) 등 여러 우국 지사들을 찾아가, 토적구국(討賊救國)의 방책을 논의한 것과, 또 도처에서 일본군과 전개했던 대소규모의 항전 등을 생생하게 수록하고 있다.
특히 다른 문헌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 안동 의병진의 도총(都摠) 유난영(柳蘭榮), 좌익장 이상오(李相五), 중군장 권문팔(權文八), 선봉장 이원여(李元汝) 등의 행적을 비롯하여 안동 의병진의 활동 전모가 비교적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영남 의병과 다른 지역 의병간의 연합 작전 수행 과정도 밝혀주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유인석(柳麟錫)의 제천 의병진의 소모장 서상렬(徐相烈)이 영남으로 남하한 뒤 안동·예안·예천·순흥·풍기·영천·봉화 등지의 7의병진과 연합, 상주 태봉(台峰)의 일본군 병참을 공격하는 과정이 기술되어 있다.
또한 남한산성 전투에서 패배한 뒤 영해·영덕 등지로 남하하여 이곳 의병진과 연합한 김하락(金河洛) 의병진의 활동 상황, 김도현 의병진이 강릉으로 북상하여 민용호(閔龍鎬)의 관동 의병진과 합세, 항전하던 상황 등을 수록한 것이 그것이다.
이와 같이 경상북도 지역의 초기 의병 항쟁의 전개 과정과 각지 의병진간의 연합 작전의 실상을 알려주는 귀중한 문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