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밀양. 자는 완보(完甫), 호는 화재(和齋). 현감을 지냈다.
영모(翎毛), 동물, 인물초상을 잘 그렸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고양이 그림을 잘 그려 ‘변고양(卞古羊 또는 卞怪羊)’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고양이 그림은 일상생활 속에서 이루어진 동물에 대한 깊은 애정과 면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 세밀하고도 빈틈이 없는 묘사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가 보여주는 동물화의 뛰어난 사실성은 결과적으로 그의 인물초상화 능력과 관계가 있었다. 도화서 화원(圖畵署畵員)으로서 그가 특기를 발휘한 분야는 초상화였던 것이다.
『진휘속고(震彙續攷)』에 의하면 “화재는 고양이를 잘 그려서 별명이 변고양이였다. 초상화 솜씨가 대단해서 당대의 국수(國手)라고 일컬었다. 그가 그린 초상화는 백(百)을 넘게 헤아린다.”라고 하였다. 오세창의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에 변상벽(卞相璧)이 윤급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화재화정(和齋畵幀)”의 기록에 근거하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윤급초상(尹汲 肖像)」이 변상벽의 그림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영모화로는 「묘작도(猫雀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를 들 수 있다. 희롱하는 한 쌍의 고양이와 다급해서 지저귀는 참새떼의 모습을 섬세한 필치로 실감나게 묘사했다. 아울러 새순이 돋은 고목의 연초록 나뭇잎을 먹을 듬뿍 찍은 윤필(潤筆)로 멋지게 그려내어 동물들의 섬세한 묘사와는 대조적인 문기(文氣)를 곁들였다.
이밖에 대표작으로는 「계자도(鷄子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자웅장추(雌雄將雛)」(간송미술관 소장) 등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