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종의 개조. 자는 지법(智法). 평안도 용강현(龍岡縣) 출생. 항상 평양성에서 살았는데 산방(山方)의 노승이 강경(講經)하기를 간절히 청하므로 사양하다가 『열반경(涅槃經)』 40여권을 강하였다.
그 뒤 대보산(大寶山) 암혈 밑에서 선관(禪觀)을 닦았는데, 신인(神人)이 와서 그곳에 거주하기를 청하고 땅 속에 팔면칠급(八面七級)의 석탑이 있음을 가르쳐 주었다. 이에 그곳에 정사(精舍)를 세워 영탑사(靈塔寺)라 하고 그곳에 머물렀다.
그 뒤 반룡산(盤龍山) 연복사(延福寺)에 있을 때 보장왕이 도교를 존중하고 불교를 숭상하지 않으니 국운이 위태롭게 될 것을 걱정하여 여러 차례 왕에게 간하였다. 왕이 이를 듣지 않자 650년(보장왕 9) 방장(方丈)을 날려 하룻밤 사이에 백제의 완산주(完山州 : 지금의 전주) 고대산(孤大山)으로 옮겨가 경복사(景福寺)를 짓고 살았다.
그의 제자 무상(無上)은 금동사(金洞寺)를, 적멸(寂滅)과 의융(義融)은 진구사(珍丘寺)를, 지수(智藪)는 대승사(大乘寺)를, 일승(一乘)은 심정(心正)·대원 등과 함께 대원사(大原寺)를, 수정(水浮)은 유마사(維摩寺)를, 사대(四大)는 계육(契育)과 함께 중대사(中臺寺)를, 개원(開原)은 개원사(開原寺)를, 명덕(明德)은 연구사(燕口寺)를 각각 창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