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比丘尼). 성은 안씨(安氏). 제주도 출신. 1901년 제주 비양도(飛揚島)로 가다가 풍랑을 만나 죽게 되었을 때 관세음보살 염불을 지성으로 하여 구제를 받았다. 그 뒤 이를 보답하고자 지성으로 염불하면서 두루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서원(誓願)을 일으켰다.
1907년 해남 대흥사(大興寺)로 출가하여 비구니 유장의 제자가 되었으며, 구족계(具足戒)도 받았다. 이듬해 제주도로 돌아가서 당시 사찰이 전무하던 이곳에 절을 짓고 불상을 모셨다. 사월초파일 경찬재(慶讚齋)를 지낸 후 며칠이 지나 주민들이 모의하여 절을 태우고 죽이려 하였으므로 한라산 백록담 부근으로 몸을 피하였다.
1908년 5월 단옷날 산천단에서 생면부지의 운대사로부터 가사를 받은 봉려관은 사찰건립을 결심하였고,1909년 봄 한라산에 관음사를 창건하였다. 그뒤 제주에 10여개의 사찰을 중창하고 창건해서 근대제주불교를 중흥시켰다. 관음사는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