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가 진리를 체득하여 부처가 되고, 그 진리가 사람들에게 알려지자, 사람들 사이에는 불에 대한 무한한 귀의심(歸依心)이 일어났다. 특히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뒤, 그에 대한 존경심으로 인하여 부처를 절대화·초인화·완전화하려는 노력이 시도되었다.
제자들 사이에서는 부처가 입멸한 뒤에도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인격적인 존재인가, 이치로서의 존재인가, 덕으로서의 존재인가, 만일 영겁(永劫)의 본체로서의 존재라면 역사상의 불은 화현인가, 실체의 불이 어떻게 해서 중생제도가 가능한가 등과 같은 의문이 불신관의 근본 문제로 제기되어 이를 설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설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신설(二身說)·삼신설(三身說)·사신설(四身說)·십신설(十身說)이다. 이 가운데 이신설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 채택되고 있는 것은 법신(法身)과 생신(生身)의 이신설이다.
법신이란 불의 본질이 되는 법(法) 자체, 또는 법이 구체화된 이상적인 불신을 말하며, 생신은 부모로부터 받은 몸으로 가비라성에서 태어난 석가모니를 가리킨다. 삼신설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법신·보신(報身)·응신(應身)의 삼신설이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으며, 보통 불신관이라 하면 이 삼신설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법신은 우주에 편만(遍滿)하는 법을 인격화하고 진리의 체현자로서의 이상적인 이불(理佛)을 지칭한 것이다. 보신은 보살로서의 바라밀행(波羅蜜行)과 서원(誓願)이 완성되어 그 결과로써 얻게 되는 완전하고 원만한 이상적인 불신이다.
응신은 특정한 시대에 특정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출현하는 불을 뜻한다. 사신설은 삼신설의 응신을 다시 응신과 화신으로 나누어 분류한 것이다. 이때의 응신은 석가모니와 같이 32상(相)과 80종호(種好)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갖추고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나라, 일정한 대상의 교화를 위하여 출현하는 부처이다.
화신은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불신을 말한다. 이 사신설을 법상종(法相宗)에서는 자성신(自性身)·자수용신(自受用身)·타수용신(他受用身)·변화신(變化身)으로 분류하였는데, 이 또한 우리 나라에서 널리 채택되었다.
십신설은 불(佛) 혹은 부처의 몸을 그 공덕에 의하여 10종으로 분류한 것으로 화엄종(華嚴宗)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는 다시 해경십불(解境十佛)과 행경십불(行境十佛)로 구별된다.
해경십불은 불지(佛智)로써 비추어보는 경계를 총괄하여 볼 때 삼라만상이 어느 하나도 부처 아닌 것이 없다는 견지에서 불신을 10종으로 구체화시킨 것이고, 행경십불은 인위(因位)의 수행에 의하여 복덕(福德)과 지혜를 갖춘 불을 10종으로 분류해 본 것이다.
이 행경십불과 해경십불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또, 모두가 법신불(法身佛)을 그 근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법도 불신이 아님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의 불신관과 시간적·공간적인 구분에 따른 다불관(多佛觀)은 모두가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하여 발생한 제불설(諸佛說)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