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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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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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朴英熙)가 지은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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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박영희(朴英熙)가 지은 단편소설.
내용

박영희(朴英熙)가 지은 단편소설. 1925년 4월 ≪개벽 開闢≫ 58호에 발표되었다. 원제목은 ‘산양개’이다. ‘사냥개’는 주인을 충실히 지켜주면서도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프롤레타리아 계층을 우화화한 것이고, ‘사냥개’의 주인이면서 주인공인 ‘정호’는 인색하고 추악한 부르주아의 전형으로 묘사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깊은 밤 무거운 침묵 속에 개 짖는 소리와 더불어 주인공 정호는 양심에 가책이 되는 과거의 자기 행동이 연상되면서 무서운 공상과 그로 인한 환상적 공포 때문에 불안에 싸인다. 강도가 손에 칼을 들고 침입해오기도 하고, 돈과 논을 주겠다고 꾀어 첫날밤을 지내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도망갔던 다섯째 첩이 피를 흘리며 들어서기도 하고, 개를 풀어 쫓아버렸던 기부금 모금자들이 송장이 되어 일제히 자신에게 몰려오기도 하는, 갖가지 환상적 공포 속에서 불안은 점층적으로 고조된다.

그는 사냥개를 믿으면서 위안을 느끼려고도 하고, 혹은 금고를 열고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애써 태연하려고도 해보지만, 역시 안절부절을 못한다. 결국은 견디다 못해 큰마누라 방으로 가려고 금고를 옆에 낀 채 나서다가, 도적을 지키려고 많은 돈을 주고 샀던 사냥개에게 물려 죽는다.

이 소설의 핵심은 도적을 지켜 자신을 보호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사냥개에게 오히려 물려죽고 마는 풍자적 결말 부분에 있다. 또한 이 작품의 주제는 인색하고 추악한 자산 계층의 심리적 불안의 흐름을 환상적이고 반복적 기법으로 형상화하여, 빈민 계층의 저항과 투쟁을 시사하자는 데에 있다.

작품 결말 부분에서 개를 가리켜 “낮이면 굵은 쇠사슬에 목을 매어 있고 밤에는 그 줄을 끌러놓는 그러한 아픈 생활도 다시는 그에게 없을 것이다.”라고 한 것은 곧 사냥개의 자유 획득이자 프롤레타리아 계층의 해방을 지칭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기법상으로 볼 때, 여타의 프롤레타리아 소설들이 지녔던 관념의 나열, 도식적인 플롯, 구호의 남발 등을 벗어나고 있다.

즉, 빈자의 반항·폭력이 아니라 부자의 불안 의식을 그림으로써 우회의 묘를 살리고자 했다. 또한 부자의 돈에 대한 예속, 그로부터 연유하는 불안 의식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심리의 흐름을 박진감 있게 형상화하였다고 지적할 수 있다. 특히 그 불안의 심리가 패턴의 방법으로 반복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어 작품의 효과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인식에만 그쳤을 뿐 역사의식이 부가되지는 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 이 작품은 그동안 자연발생적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편입되어왔다.

참고문헌

「회월박영희연구」(김윤식, 『근대한국문학연구』, 일지사,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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