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왕도량은 동지국천(東持國天), 남증장천(南增長天), 서광목천(西廣目天), 북다문천(北多聞天)의 사천왕의 보호를 받아 적병을 물리친다는 진병도량(鎭兵道場)의 목적에서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 자주 열렸다. 밀교(密敎)의 문두루비법(文豆婁祕法)을 처음으로 신라에 전한 명랑법사(明朗法師)는 당나라가 신라를 침범하려 하자 사천왕사에서 이 비법을 행하여 그들을 물리쳤으며, 사천왕사는 사천왕도량의 본산이 되었다.
이 도량의 의식절차는 『금광명경(金光明經)』의 사천왕품(四天王品)에 의한 것과 명랑(明朗)이 전한 문두루비법이 있다. 오늘날 이 두 가지 사천왕도량의 전통적 의식은 행하여지지 않지만, ‘외현천신지위맹 내비보살지자비(外現天神之威猛內祕菩薩之慈悲)’라 하여, 사천왕은 밖으로는 천신으로서의 위용과 용맹을 나타내고 안으로는 보살의 자비를 감추고 있어 능히 악마의 항복을 받고 사방을 지켜 부처와 법을 보호한다(鎭四方而護佛衛法)는 신앙이 성행하게 되었다. 따라서 사천왕을 의식도량에 봉청(奉請)하여 그 옹호를 받기를 바라는 기원법회를 열고 있다.
그 의식절차는 ① 거불(擧佛), ② 유치청사(由致請詞), ③ 향화청(香花請), ④ 가영(歌詠), ⑤ 정례(頂禮) 등의 순서에 따라 행한다. 즉, 사천왕에 귀의하여 법회를 열게 된 사유를 밝혀 사천왕을 의식도량에 봉청하고 향화(香花)로 공양드린 뒤 찬불하고 다시 정례를 하는 것이다.
각 사찰에는 사천왕문(四天王門)이 있고, 이 문 안에는 사천왕상을 봉안하여 사천왕신앙이 오늘날의 사찰에서도 행하여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사천왕문은 청정도량(淸淨道場)으로서의 사찰을 옹호한다는 신앙을 나타내며, 이를 확대하여 국토를 수호한다는 의미에 따라 사천왕도량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