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의당고(三宜堂稿)』는 조선 후기 여성 문인 삼의당 김씨(三宜堂金氏)의 시문을 수록한 시문집이다. 1930년에 석인본 2권 1책으로 간행되었다. 정통 한문학 창작 활동을 했던 조선 후기 여성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삼의당은 신분상 문예 영역에서 소외되었던 향촌의 사족 여성이었지만, 문예사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조선 후기 여성 문학을 대표하고 또 다양한 주제와 양상을 시 문학으로 담아낸 작가로 평가할 수 있다.
석인본(石印本) 2권 1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전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미국 버클리대학교 등에 소장되어 있다.
『삼의당고(三宜堂稿)』는 정형택(鄭逈澤)이 편집 · 수정하여 1930년 정일섭(丁日燮)이 삼기당석판인쇄소(三奇堂石版印刷所)에서 발행하였다. 권두에는 정일섭의 서언과 오상철(吳相喆)의 서문이 있고, 이어서 자서(自序)가 있다. 권말에는 정형택의 발문이 있다.
『삼의당고』 권 1은 시 260수, 권 2는 서(書) 5편, 서(序) 7편, 제문 3편, 잡지 6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의당고』의 시에는 남편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노래한 것이 많다. 「부자거산수년근기업수부훈장입우경첩이시증지(夫子居山數年勤其業受父訓將入于京妾以詩贈之)」는 남편이 과거를 보러 서울로 올라갈 때 그를 격려한 시이고, 「부자재경유서미부이시첩화지(夫子在京有書尾附以詩妾和之)」는 남편이 서울에 있는 동안 편지 끝에 시를 부쳐오자 이에 화답한 것으로, 대장부가 여아(女兒)에 연연하지 말고 대망을 풀어 임금을 요순(堯舜)과 같이 만들라는 격려의 내용이다. 「춘규사(春閨詞)」 8수는 봄날에 남편을 그리는 여심을 노래한 것으로 매우 서정적이다. 「오동우(梧桐雨)」 · 「도의사(擣衣詞)」 · 「절류곡(折柳曲)」 등도 남편을 그리는 아내의 마음을 나타내었다. 「부자어산양매전수경근력가색(夫子於山陽買田數頃勤力稼穡)」은 그의 남편이 논과 밭을 장만하여 농사를 지을 때 지은 농구(農謳) 8수로 농부가 느끼는 희비의 감정을 잘 묘사하였다.
『삼의당고』 서(書)의 「여부자서(與夫子書)」는 남편의 낙방 소식을 인편에 듣고 부친 편지이다. 남편에 대한 아내의 간절한 애정이 구절마다 담겨 있다. 지난해는 머리를 깎아 남편의 양식 준비를 하였고, 올봄에는 비녀를 팔아 여비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 한 몸의 물건을 다 팔아서 없앨망정 남편의 여비를 부족함 없이 대고자 하는 것이 자신의 진실한 심정이라는 내용이다.
『삼의당고』 잡지의 「예성야기화(禮成夜記話)」는 혼례를 치르고 첫날밤 남편이 이야기한 것을 기록한 것으로, 부부간에 사랑이 변하지 않을 것을 서로 다짐하는 내용이다. 「문앵기사(聞鶯記事)」는 가난에 쪼들리다 진안(鎭安)에 논밭을 마련하여 이사한 뒤에 숲속에서 들려오는 꾀꼬리의 아름다운 울음소리를 듣고 지은 것으로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우귀일기화(于歸日記話)」는 시집가던 날의 일과 심정을 기록한 것이며, 「계유가정문(戒諭家庭文)」은 여자가 가정에서 지켜야 할 교훈적인 내용을 기록한 글이다. 그리고 「십이월사(十二月詞)」는 일년 열두 달의 절서(節序)에 따라 계절의 감흥과 민속을 읊은 내용이다.
『삼의당고』는 삼의당 김씨(三宜堂金氏)의 시 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며, 조선 후기 정통 한문학 창작 활동으로 여성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유교적 여필종부(女必從夫)의 의식이 드러나 있지만,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주체적인 의식도 보인다.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창작된 그녀의 시 문학에는 유교적 이념을 표현한 내용과 유교적 규범에서 벗어난 여성으로서 솔직한 감정이 혼재되어 있다. 규범적인 삶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여성적 정감의 표현이나 향토적 정감의 표출이 두드러진다. 그녀는 신분상 문예 영역에서 소외되었던 향촌의 사족 여성이었지만, 문예사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조선 후기 여성문학을 대표하고 또 다양한 주제와 양상을 시 문학으로 담아낸 작가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