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는 9대 속절(俗節)의 하나였다. ‘삼월삼질’이라고도 하며, 한자어로는 상사(上巳) · 원사(元巳) · 중삼(重三), 또는 상제(上除)라고도 쓴다. 또, 답청절(踏靑節)이라고도 하는데, 이날 들판에 나가 꽃놀이를 하고 새 풀을 밟으며 봄을 즐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고구려에서는 낙랑원(樂浪原)에서 수렵을 하였고, 신라에서는 불계(祓禊)를 행했으며, 고려 때는 답청을, 조선시대에는 이날 조정에서 기로회(耆老會)를 교외에서 갖기도 하였다. 이날은 각종 민속을 행하며, 여러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삼짇날에는 9월 9일에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며, 또 나비나 새도 나온다. 이날 흰나비를 보면 그해에 상복을 입게 된다고 하며, 노랑나비나 호랑나비를 보면 그해 운수가 좋다는 말이 전하여온다. 이때가 되면 사내아이들은 물이 오른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면서 논다. 계집아이들은 물곳 풀을 뜯어서 대나무 쪽에다 풀 끄트머리를 실로 매고 머리를 땋아 가느다란 나무로 쪽을 찌고, 헝겊조각으로 대쪽에다 노랑저고리와 붉은 치마를 만들어 입혀 새 각시 모양을 해서, 요 · 이불 · 베개 · 병풍을 차려놓고 ‘각시놀음’을 하고 논다.
삼짇날 전국 각처에서는 한량들이 활터에 모여 편을 짜 활쏘기놀음[弓術會]을 연다. 활을 쏠 때는 기생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활 쏘는 한량들 뒤에 나란히 열을 지어 서서 소리를 하여 활 쏘는 이의 기운을 북돋아준다. 그리고 화살 다섯 개가 과녁에 바로 맞으면 이때 기생들은 북을 울리고 “지화자 지화자……”라는 소리를 하면서 한바탕 춤을 춘다. 또, 수탉을 싸움 붙여 ‘닭쌈놀이’를 하기도 한다.
이날 각 가정에서는 봄철 여러 가지 떡을 하여 먹는다. 진달래꽃을 꺾어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참기름을 발라가면서, 둥글게 지져 먹으니 이것을 ‘화전(花煎)’이라고 한다. 또, 녹두가루를 반죽하여 익혀서 가늘게 썰어 오미자(五味子)물에 넣고, 또 꿀을 타고 잣을 넣어 먹으니 이것을 ‘화면(花麵)’이라고 한다. 더러는 진달래꽃을 꺾어다가 녹두가루와 반죽하여 만들기도 하며, 붉은 색으로 물을 들이고 꿀물로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을 ‘수면(水麵)’이라고 하며, 시식(時食)으로 제사에도 사용한다.
흰떡을 하여 방울 모양으로 만들어 속에 팥을 넣고, 떡에다 다섯 가지 색깔을 들여, 다섯 개를 이어서 구슬을 꿴 것같이 한다. 작은 것은 다섯 개씩이고, 큰 것은 세 개씩으로 하는데, 이것을 ‘산떡[馓餠]’이라고 한다. 또, 찹쌀과 송기와 쑥을 넣어서 떡을 하는데, 이것을 ‘고리떡[環餠]’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날에는 부드러운 쑥 잎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쪄서 떡을 만들어 먹으니 이것을 ‘쑥떡’이라고 한다.
『송사(宋史)』에 의하면, 고려에서는 상사일(上巳日)에 쑥떡을 제일 맛있는 음식으로 친다 하였고, 동월(蕫越)의 『조선부(朝鮮賦)』에 의하면, 3월 3일 쑥 잎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쪄서 떡을 만드는데, 이것을 ‘쑥떡’이라고 하였으며, 중국에는 없는 것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