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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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징표를 가진 음운들의 계열과 그렇지 못한 음운계열의 총체(總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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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상관징표를 가진 음운들의 계열과 그렇지 못한 음운계열의 총체(總體).
내용

프라그(Prague)학파의 음운론 용어로서 광복 후의 국어학계에서 20년 가까이 이용되었던 개념이지만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다.

트르베츠코이(Trubetzkoy,N.S.)에 의하면, 양면적이며 비례적이고 유무적인(그리고 많은 경우 중화될 수 있는) 대립을 보이는 두 음소를 상관적 짝이라고 하고, 그 음소들 사이의 대립을 상관적 대립이라 하며, 이런 짝을 이루지 못하는 음소들을 무관적(無關的)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상관적 대립은 유무적 대립이기 때문에 대립의 두 항은 하나의 특질, 즉 징표의 유무로 구별되는데, 이 징표를 상관징표(相關徵標)라 한다.

또한, 상관적 대립은 비례적 대립이기 때문에 같은 상관징표에 의하여 성립되는 대립이 둘 이상 있게 되는데, 같은 상관징표의 유무에 의하여 성립되는 상관적 짝의 총체를 ‘상관’이라 한다.

따라서, 상관은 상관징표를 가진 음소들의 계열과 그것을 가지지 않은 음소들의 계열로 성립된다. 앞의 것을 유징표계열(有徵標系列), 뒤의 것을 무징표(無徵標) 계열이라고 부른다. 다음의 [표] 에서의 (1)·(2)는 각각 상관이고, ①은 유징표(有徵標) 계열 ②는 무징표계열이다. (1)과 (2)에서 'ㅅ-ㅆ'를 제외하고 보면 계열 ②가 상관 (1)과 (2)에 다같이 관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어떤 음소가 두 개 이상의 상관에 참여하면 상관적 짝들을 이루고, 음소들이 다시 모여 상관속(相關束)을 형성한다.

─(실선)은 상관적 대립을 나타내고, 그것이 없는 밑의 두 음소들 사이에는 무관적 대립이 있을 뿐이다. 이 경우에서처럼 상관속이 세 음소로 이루어졌을 때에 삼지적 상관속(三肢的 相關束), 네 음소를 포함하고 있으면 사지적 상관속이라 한다.

상관적 짝 또는 상관속에서 상관징표를 추출하여 버린 것을 원음소(原音素, archiphoneme)라 한다. 따라서, 상관에 관여하는 무징표항은 ‘원음소+ 0’, 유징표항은 ‘원음소+상관징표’가 된다.

상관 및 상관에 관계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하여서는 음운론적 대립에 대한 트루베츠코이 특유의 분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의 분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양면적(兩面的) 대립과 다면적(多面的) 대립

하나의 대립이란 비단 대립에 관여하는 두 개 항이 서로 구별되는 특징을 상정시킬 뿐만 아니라, 그 두 항 사이에 상당한 공통점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이런 공통점을 비교의 기반이라 한다.

비교의 기반, 즉 대립을 이루는 두 항이 공유하는 특질들의 총체가 그 두 항 사이에만 존재하고, 다른 대립들 사이에는 발견되지 않을 때 대립이라 하고, 그런 기반이 다른 대립들 사이에서도 발견되는 대립을 다면적 대립이라 한다.

국어의 경우 'ㄷ'와 'ㄸ'는 무기치폐쇄음(無氣齒閉鎖音)이라는 비교의 기반을 가지는데, 이러한 공통특징을 가지는 대립은 이 이외에 달리 발견되지 않으므로 양면적 대립이 성립된다.

반면에, 'ㄸ'와 'ㅌ' 사이에는 치폐쇄음이라는 공통특징이 존재하지만, 이 특징은 앞에서의 'ㄷ'와 'ㄸ' 사이에도 발견되므로 다면적 대립이 성립된다.

[2] 비례적(比例的) 대립과 고립적(孤立的) 대립

대립을 이루는 두 항 사이의 관계가 다른 대립에서도 발견될 때 그런 대립을 비례적 대립이라고 하고, 그렇지 못한 때는 고립적 대립(lopposition isolee)이라고 한다.

가령, 'ㄱ'와 'ㅋ'의 대립은 'ㄷ'와 'ㅌ', 'ㅂ'와 'ㅍ'의 대립이 존재하므로 비례적 대립이지만 'ㅂ'와 'ㅅ'는 그렇지 못하므로 고립적 대립이라고 한다.

[3] 유무적(有無的) 대립과 점진적(漸進的) 대립 및 균형적(均衡的) 대립

[1]과 [2]에서의 분류가 전체적인 대립체계와의 관련 아래서 이루어진 것인 데 반하여, 여기서의 분류는 순전히 대립에 관여하는 두 항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다.

어떤 대립이 일정한 징표의 유무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을 때 우리는 유무적 대립이라는 술어를 쓴다. 이때 징표가 있는 항을 유징표항(有徵標項)이라 하고 없는 쪽을 무징표항(無徵標項)이라 한다. 가령, 'ㄱ'와 'ㅋ'는 유무적 대립으로서 유기음이 징표가 된다.

특질의 유무가 아니라 특질의 정도의 차이에 따라서 대립이 결정될 때 그런 대립을 점진적 대립이라 부른다. ‘으’와 ‘어’의 대립이 이에 속하는데, 국어에서는 ‘ㅡ, ㅓ, ㅏ’가 같은 계열에 속하여 오로지 개구도(開口度)의 정도 차로 대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립에 관여하는 두 항이 논리적으로 동등할 때, 즉 어떤 징표의 유무나 어떤 특질의 정도 차로 설명할 수 없을 때, 그런 대립을 균형적 대립이라고 한다. 'ㅂ'와 'ㄱ', 'ㄱ'와 'ㄴ' 등의 많은 대립이 이에 속한다.

[4] 고정적(固定的) 대립과 가중화(可中和) 대립

대립들의 시차적(時差的) 능력이 뻗치는 범위에 기준을 두고 분류하면 고정적 대립과 가중화 대립의 차이가 생긴다. 어떠한 곳에서나 그 시차적 기능이 유지되는 대립을 고정적 대립이라 하고, 어떤 위치에서는 그 기능이 소멸될 때, 즉 중화가 이루어질 때 그런 대립을 가중화 대립이라고 한다. 가령, ‘ㅏ’와 ‘ㅣ’의 대립은 고정적 대립이지만, ‘ㅂ’와 ‘ㅍ’의 대립은 일정한 위치, 즉 음절 말에서 중화(中和)되므로 가중화 대립이다.

참고문헌

『국어학개설』(어학연구회 편, 수도출판사, 1965)
『한국어음운론』(정연찬, 개문사, 1981)
Grundzuge der phonologie(Trubetzkoy, N. S.,Grundzüge der Phonologie,Prague,1939)
집필자
김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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