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가사의 하나. 총 196구. 18세기의 <만언사 萬言詞>와 19세기의 <한양가 漢陽歌>에 이 작품의 제목이 인용되고 있다. 따라서 18세기에는 가창(歌唱)으로 존재했던 것이 19세기에 대표적인 잡가로 광범위하게 전파되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청구영언≫ · ≪가곡원류≫ · ≪남훈태평가 南薰太平歌≫ · ≪정선조선가곡 精選朝鮮歌曲≫ · ≪교주가곡집 校註歌曲集≫ 등의 가집과 ≪증보신구잡가 增補新舊雜歌≫를 비롯한 각종 잡가집에 전한다. 그리고 소설 <부용(芙蓉)의 상사곡(相思曲)>에도 이 작품이 전해진다.
각 이본들 사이에는 표현상에 다소 차이를 보이기는 하나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그 중 ≪남훈태평가≫에 전하는 이본을 보면, 4음보 1구로 계산하여 전체 49구이며, 율격은 4음 4보격 무제한 연속체로서 가사의 율격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가끔 음보의 추가와 결손 현상을 상당히 보여 가창가사(歌唱歌辭)의 특징을 나타낸다.
내용은 인간의 이별만사(離別萬事) 중에 독숙공방(獨宿空房)이 더욱 섧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다리는 마음과 상사(相思)하는 마음을 여러 각도로 묘사한 다음, 한번 죽어가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옛정이 있거든 다시 보게 태어나길 기원하는 것으로 끝나고 있다.
남녀 사이의 순수한 연정을 주제로 한 이러한 상사류의 가사 가운데 전형성을 보이는 작품으로, 이 작품의 문학사적 위치를 설정할 수 있다.
이들 상사류의 가사는 조선 전기의 사대부 가사 가운데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라 할 수 있는 <사미인곡 思美人曲> 계열의 가사를 계승한 것이다. 그러나 후자에 있어서 남녀간의 연정은 신하(여성화자)가 임금(임)을 흠모하는 충정의 우의(寓意)라는 점에서, 주자주의(朱子主義)라는 이념의 고리에 속박되어 있다.
반면 이들 상사류는 그러한 이념적 질곡에서 벗어나 남녀간의 순수한 연정을 무한정 표출한다는 점에 그 특성이 있다.
상사별곡의 음악적 형식은 각 절의 길이가 서로 다른 11개 절로 이루어져 있다. 각 절은 ‘○仲 ○林 ○仲 ○仲太黃 ○○ ○黃 ○黃 ○○’이라는 반복되는 종지형에 의하여 구분되며, 맨 마지막 절의 종지형은 다르다.
한편, 김기수(金琪洙) · 이양교(李良敎) 등이 펴낸 가사보(歌詞譜)에서는 제4절인 ‘자나 깨나∼’부터 ‘∼귀에 쟁쟁’까지의 내용을 ‘가삼이 답답’에서 나누어 전체를 12절로 표시하고 있다.
장단은 5박, 구성음은 황(黃) · 태(太) · 중(仲) · 임(林) · 남(南)이며 음의 장식기법은 계면조적이다. 또한, 창법은 가성(假聲)을 많이 쓰며 음을 요성(搖聲)할 때는 궁중음악계통의 특징과 민속음악적인 특징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전성(轉聲)기법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아 경과적인 장식음으로 처리되고 있다. 퇴성(退聲)은 임종에서 중려로 하행 진행할 때와 태주에서 황종으로 하행 진행할 때 거의 규칙적으로 사용된다. 음악의 종지형에 근거한 장별 구분 및 사설은 다음과 같다.
인간 이별만사 중에 독숙공방 더욱 섧다
상사불견(相思不見) 이내 진정 제 뉘라서 알리 맺힌 시
름
이렁저렁이라 흐트러진 근심 다 후루쳐 던져 두고
자나깨나 깨나자나 임을 못 보니 가삼이 답답
어린 양자(樣姿) 고운 소래 눈에 암암하고 귀에 쟁쟁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 얼굴, 듣고지고 임의 소래
비나이다 하느님께 임 생기라고 비나이다
전생차생(前生此生)이라 무삼죄로 우리 둘이 삼겨나서
잊지마자 하고 백년기약
만첩청산을 들어를 간들 어느 우리 낭군이 날 찾으리
산은 첩첩하고 고개되고 물은 충충 흘러 소(沼)이로소이
다
오동추야 밝은 달에 임 생각이 새로워라
한번 이별하고 돌아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