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까지 행해진 경로행사(敬老行事)이다. 해마다 연초에 노인들에게 계급을 승진시켜 자격을 주어, 정치에 관여함으로써 하비(下批)를 품(稟)하게 하는 의식을 말한다. 원래 상치의 ‘상(尙)’은 받든다는 뜻이며 ‘치(齒)’는 나이, 곧 나이 든 사람을 위하는 것, 경로를 의미한다.
‘하비’란 벼슬아치를 발탁할 때 세 사람을 추천하는 삼망(三望)을 갖추지 않고, 한 사람만 적어 올려서 임금이 임명하는 것을 말한다. 세수(歲首)에 궁중에서는 서울과 지방의 조관(朝官)과 명부(命婦:종친의 딸과 아내 및 문무관의 아내 등 봉호(封號:군을 봉한 이름)를 받은 부인)로서 70세 이상이 된 사람에게는 쌀과 물고기^소금 등을 주는 풍속이 있었다.
그리고 조관으로서 80세가 되거나, 일반 백성으로서 90세가 되면 한 등급을 올려주고 100세가 되면, 특히 한 품계(品階)를 승진시켜주었다. 옛날에는 노인을 청하여 시가(詩歌)를 지으며 놀고 즐기는 모임인 ‘상치회’라는 것이 있었다. 칠수(七叟)라 하여 주인까지 합해 일곱 노인이 모이고, 그 밖의 사람은 상반(相伴 : 서로 짝함)으로 자리를 같이하였다.
이것은 본래 중국의 풍속으로 845년 백낙천(白樂天)이 개최한 것이 시초이다. 그러나 세시풍속인 상치세전의 유래와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상치세전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옛부터 그대로 전해오는 조상숭배관념과 관련지어볼 수 있다. 조상숭배의 기원은 대체로 사령(死靈) 공포에 두고 있는데, 후대에 오면서 부조(父祖)에 대한 친애와 신뢰^존경이 그대로 부조의 영(靈)에 옮긴 것이라 하겠다.
즉, 후대의 조상숭배는 부자(父子)·조손(祖孫)간의 혈연적 친애를 주로 하여 발달한 신앙이었다. 이것이 사회발전^팽창에 따라 씨족의 신앙대상에서 부족, 나아가서는 국가 민족의 신앙대상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가정에서는 조상에게 차례(茶禮)를 드리고, 이것이 실제적이고 구체화되어 설날에는 어른에게 세배를 드려 공경을 표시하였다. 특히, 어른공경사상은 조선조 유학의 융성과 함께 극대화하고 제도화하였을 것이라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