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자와 필사 연대를 알 수 없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시·기(記)·논(論)·서(序)·전(傳)·제문·명(銘)·상량문·서(書) 등이 일정한 순서 없이 섞여 있다. 이 중 시와 서(書)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는 「자경시(自警詩)」·「농역(農役)」·「양잠(養蠶)」 등과 같이 농사를 지으며 학문에 열중하던 저자의 생활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많으며, 또한 저자가 살고 있던 호서 지방의 내포(內浦)·해미(海美) 등의 풍경을 읊은 것 등이 있다. 임경회(任景晦)·정경화(鄭景華) 등의 시에 차운(次韻)하였다. 세주(細註)로 그 시를 지을 때의 상황을 설명하거나, 상단에 글자에 대해 해설을 덧붙이고 언해를 하기도 하였다.
논에는 당쟁의 폐단을 지적하고 인재 등용의 중요함을 강조한 「국용제현론(國用諸賢論)」, 백성이 국가의 근본임을 강조한 「상하론(上下論)」, 중국 전한(前漢)의 무제(武帝)와 곽광(霍光), 후한(後漢)의 학자 양진(楊震) 등에 대한 사평(史評)인 「한무제론(漢武帝論)」·「곽광론(霍光論)」·「양진론(楊震論)」, 서얼 차별에 대해 논한 「논적서지분(論嫡庶之分)」 등이 있다.
서(書)에는 학문과 상례(喪禮), 풍수설 등에 대해 논의한 것이 있다. 잡저에는 『맹자』의 고자장구(告子章句)의 구절에 대해 해설을 붙인 「식색문답(食色問答)」, 호서의 설산(雪山)에 있는 구괴정(九槐亭)에 은거한 뒤 다른 사람들과 학문을 논의한 내용을 기록한 「설산문답(雪山問答)」, 글자의 뜻을 해설한 「자의문답(字義問答)」 등 문답 형식으로 된 여러 편의 글이 있다.
이 밖에 『주자대전(朱子大全)』·『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 등의 서적을 읽고 쓴 글, 일종의 기행문인 「동유록(東遊錄)」, 인성(人性)에 대해 논한 「선악변(善惡辨)」, 상례에 관한 중요한 구절을 모아 놓은 「상례초(喪禮抄)」 등이 있다.
19세기 말엽 재야 지식인의 학문과 사상, 당시 사회에 대한 인식 및 역사 인식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