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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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백제본기(서동요)
삼국유사 / 백제본기(서동요)
고전시가
작품
신라 진평왕 때 백제 무왕이 지었다는 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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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신라 진평왕 때 백제 무왕이 지었다는 향가.
개설

4구체. 향찰(鄕札)로 표기된 민요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노래는 『삼국유사』 기이(紀異) 제2 무왕(武王)조에 수록되어 있는 서동설화(薯童說話)에 끼어 전한다. 이 설화에 의하면, 이 노래는 백제 무왕이 소년시절에 서동으로서 신라 서울에 들어가 선화공주를 얻으려고 지어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서동설화를 여러모로 분석·검토한 결과 그 설화의 역사적 주인공은 무왕이 아니라 백제 동성왕이라는 주장이 나왔는가 하면, 또한 동성왕도 아니고 신라의 원효(元曉)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이 서동설화를 익산미륵사연기전설(益山彌勒寺緣起傳說)로 취급하면서 그 역사적 주인공은 백제의 무령왕이지만, 그 설화상의 민담적 주인공은 서동(薯童)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사실 이 설화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애정담을 핵심으로 하는 민담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므로, 그 허구적 주인공 서동이 백제 동성왕이나 무령왕, 혹은 신라 원효 등이 지닌 소년시절의 모습이나 이름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들 역사적 인물 중 어느 누구도 이 노래의 작자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서동’은 서여(薯蕷, 마)를 비롯한 산약과 산나물을 캐어 생활을 이어가던 소년의 무리를 지칭하던 보통명사로서 초동(樵童)·목동(牧童) 등과 같은 종류의 집합명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서동요」는 서동들에 얽힌 이야기, 그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노래로 전승된 것이라 하겠다. 즉, 「서동요」는 서동들의 노래로서 구체적인 작자를 찾을 수 없는 공동으로 제작되어 전승된 민요적 성격을 띠고 있다.

내용

이 노래의 해독은 다음과 같다. “선화공주님은(善花公主主隱) 남몰래 사귀어 두고(他密只嫁良置古) 서동방을(薯童房乙) 밤에 뭘 안고 가다(夜矣 夗[卯]乙抱遣去如).”

그동안 이 노래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이제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이 노래는 직설적으로 표현되었다지만, 그 표현수법에 있어서 특유한 비법을 활용하였다. 「서동요」는 무엇인가 감추는 표현으로 일관되어, 이른바 감추는 묘법, ‘감춤의 미학’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화공주님은(善花公主主隱)’은 눈부신 존재로 절대적 주인공의 위치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러한 공주가 ‘남몰래 얼러(他密只 嫁良)’ 바로 몰래 간통하는 사건을 일으킨다. 여기서 그녀는 절대적인 요정으로부터 사랑의 화신으로 변모되면서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조용히 감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주는 그 상대를 감추어 ‘두고(置古)’ 내어 놓지 않는다. 그것은 가장 소중한 것을 오롯하게 확보하고 있는 안정감을 드러낸다. 그런 가운데에 ‘서동방(薯童房: 서동의 방)’이 갑자기 등장하여, 그 공주의 상대가 겨우 서동이요 그들의 야합처가 바로 그의 방인 것을 확인시킨다.

공주는 금지옥엽의 몸으로 미천한 서동과 결합하여 파격적인 충격을 주면서, 그가 숨어 있는 밀실로 찾아간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과 만남의 현장을 감추기 위하여. ‘밤에(夜矣)’ 비로소 행동을 개시한다.

이 밤에 공주는 ‘무엇을(卯乙)’가지고 갔는가. 이것은 이 노래의 큰 관심거리로서 그 ‘무엇’의 실상을 끝까지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다. 이 노래의 함축미와 신비성이 그 ‘무엇’에 매여 있다.

이 공주는 그 ‘무엇’을 ‘안고(抱遣)’ 가는 것이다. 이 ‘안고’는 그 대상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직접 교감하면서 가슴 속 깊이 감추고 있음을 명시한다. 드디어 공주의 ‘가다(去如)’로 이 노래는 끝난다.

그것은 공주가 ‘간다’는 긍정적 종결이 아니고, ‘가는가’라는 의문형 종결이다. 이 노래에 일관되는 감춤의 문맥으로 보아서 감탄성 의문형이라야 맞는다. 마지막 어미를 이런 의문형으로 표현함으로써, 이 노래는 긴 여운을 남기며 끝까지 감춤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랑의 주사’로 승화된 것이다.

의의와 평가

이 노래는 서동설화의 내용을 절묘하게 집약하였으며, 산문전승의 존재와 전개를 좌우하는 ‘사랑의 정화’로서 문학성과 주술성을 잘 조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 노래는 그것 자체만을 분리시켜 별도로 고찰하기보다는 그 산문전승의 문맥 위에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향가의 문학적 연구』(김열규, 서강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 1972)
『증정 고가연구』(양주동, 일주각, 1965)
『향가여요신석』(지헌영, 정음사, 1946)
「서동요의 문학적 실상」(사재동,『한국문학유통사의 연구』Ⅰ, 중앙인문사, 1999)
「서동요연구」(황패강,『신라문화』3·4, 동국대학교신라문화연구소, 1987)
「서동요연구」(김종우,『삼국유사와 문예적 가치 해명』, 새문사, 1982)
「서동요고」(김병욱,『백제연구』7, 충남대학교백제연구소, 1976)
「쑈뚱노래」(김선기,『현대문학』151, 1967)
「서동설화에 대한 신고찰」(이병도,『역사학보』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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