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 2권 1책. 언해한 사람은 원간본 끝에 금화도인(金華道人)이라고만 되어 있다. 그 당시 다른 불서의 판하에 관한 기록인 “金華道人義天書(금화도인 의천이 쓰다.)”로 미루어보아 그는 법명이 의천인 승려임을 알 수 있다.
한문본은 휴정의 서문이 1564년(명종 19)에 되었으므로 그해에 저술이 완성된 것이지만, 간행은 유정(惟政)이 발문을 쓴 1579년(선조 12)의 일이다. 또한 유정의 발문을 보면, 의천은 휴정의 제자로서 한문본의 교정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언해본의 원간은 1569년 묘향산의 보현사(普賢寺)에서 이루어졌다. 언해본은 한문본보다 일찍 간행되었으며, 내용을 대조하여 보면, 한문본은 언해본보다 분량이 줄여져 있는 데다가, 언해본과 같이 분권되지 않고 1권으로 되어 있다.
분권에 대하여 언해본의 권하 끝에서는 분명히 언급하고 있으나, 한문본에서는 그것이 없다. 그러므로 언해본의 원전은 1579년 간행된 책이 아니라 그보다 앞선 책으로 보이므로 1579년판의 한문본은 이 언해본의 원전을 다시 수정하여 간행된 것이라 하겠다.
원간본은 서울대학교와 이기문(李基文)이 소장하고 있다. 원간본에는 약간의 오자도 있어서 선수(善修)의 교정으로 1610년(광해군 2) 전라도에서 복각, 중간되었다. 이 중간본의 책판은 순천 송광사에 보관되어 있어, 그것으로 인출한 책이 많으며, 이것을 저본으로 한 영인본도 있어서 중간본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책은 중세국어 말기의 자료로서, 방점·ㅿ·ㆁ 등이 쓰이고 있으나 혼란이 심하다. 하지만, 언해본이라는 점에서 불교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