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

과소비 추방 캠페인
과소비 추방 캠페인
경제
개념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소모하는 일을 가리키는 경제용어.
정의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소모하는 일을 가리키는 경제용어.
개설

소비(consumption)는 경제학 용어로서 생산의 반대말이다. 소비에는 본래적 소비와 생산적 소비가 있다. 또 교환가치를 잃는 것이나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경제활동은 생산·교환·분배·소비를 포괄하지만 경제활동의 궁극적 목적은 생산된 재화 및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데 있다.

한 국가의 국민계정의 정확성은 그 국가의 경제발전 정도에 대한 훌륭한 척도가 된다. 국민계정은 소비자의 지출, 생산자의 매출, 기업의 투자지출, 정부의 물품 구매를 비롯하여 경제 부문 간 화폐의 흐름을 측정한다. 화폐의 순환 흐름에서 소비지출은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한 가계의 지출이다.

재화와 서비스 시장에서 가계는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으로부터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소비지출(consumer spending)이라고 한다. 즉, 소비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출을 말한다. 재화에는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에 대한 지출과 음식이나 옷 같은 비내구재에 대한 지출이 포함된다. 서비스에는 이발이나 미용, 의료 등 손에 잡히지 않는 항목들이 포함된다.

소비의 개념

소비의 주체는 가계(household)이다. 가계는 한 단위의 주거공간을 점유하여 살아가는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가족으로 구성되며, 주택의 소유주이거나 임차인으로 되어 있는 세대주 혹은 가구주를 의미한다. 가계는 주거비, 교통비, 식료품비, 기타 재화와 서비스를 위해 지출한다. 이와 같은 가계지출(또는 소비자지출)은 한 나라의 총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의 주체가 가계이므로 모든 가계의 소비 지출을 합하면 사회 전체의 소비지출을 얻을 수 있다. 가계는 소득이 하나도 없더라도 생존을 위해서 어느 정도 소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를 기초소비라고 한다. 그리고 사회의 소득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가계의 소비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정상적 상태에서 가계소비지출은 소득수준에 의존하게 되며 이 때 소득과 소비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가 소비성향이다. 사람들은 소득(Y)을 소비(C)와 저축(S)에 적당한 비율로 배분한다. 이때 소득에 대한 소비지출액의 비율(C/Y)을 평균소비성향, 소득에 대한 저축액의 비율(S/Y)을 평균저축성향이라 한다.

소득이 증가하면 대체로 소비금액도 증가하겠지만 미래 불의의 사고에 대한 준비, 재산의 축적, 영리목적 등과 같은 주관적 조건과 이자율이나 재정 정책의 변화, 장래소득의 변화와 같은 객관적 조건에 의해 소득의 일부가 저축 또는 투자되기 때문에 소비 지출액은 소득의 증가에 비례해서 증가하지는 않는다.

소득의 증가분(△Y) 중 소비지출에 사용되는 부분(△C)의 비율을 한계소비성향이라 하는데 이 한계소비성향은 1보다 낮은 것이 보통이다. 마찬가지로 소득의 증가분(△Y) 중 저축에 사용되는 소득(△S)의 비율을 한계저축성향이라고 한다. 케인스(Keynes) 이론에서는 소비성향과 저축성향, 한계소비성향과 한계저축성향의 합이 각각 1이 된다. 한계소비성향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높고 고소득층에 비해 저소득층에서 높은 경향이 있다.

전통적인 경제지표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경제 주체의 심리적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소비자동향지수(Consumer Survey Index)가 있다. 이는 소비자태도지수(Consumber sentiment index) 또는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라고도 불리며 소비자들의 미래 경기, 소득, 소비지출 의도 등에 대한 판단이나 전망을 설문 조사를 통해 파악하기 위한 지수이다.

소비자동향지수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향후 소비 행태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경기 동향 파악 및 예측에 유용한 정보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한국은행에서 소비자동향지수라는 이름으로 분기별로 작성되고 있으며 통계청에서는 소비자전망지수라는 이름하에 소비자평가지수 및 소비자기대지수 두 가지 지수를 월별로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작성하고 있는 소비자동향지수는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소비와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와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의 소비와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나타내는 두 가지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수들의 최저치는 0이고 최고치는 200이다.

향후 6개월 후의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의 경우, 조사에서 소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많으면 그 값이 100을 넘어서고 소비를 줄이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그 값이 100보다 낮아진다. 소비자기대지수가 0인 경우, 향후 6개월 후 소비를 줄이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음을 뜻하며 그 값이 200인 경우라면 향후 6개월 후 소비를 줄이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뜻이다. 만약, 소비자기대지수가 100이라면 소비를 늘리겠다는 사람과 줄이겠다는 사람의 수가 똑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라는 개념은 전통 경제학에서 정의하듯 단순히 재화나 서비스의 사용이라는 협의적 개념보다는 좀 더 광의적 개념으로 확장할 수 있다. 즉, 과거의 소비는 재화를 사용함으로써 그 재화가 소멸된 상태를 의미하는 단순한 개념으로만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인간의 무한하고 다양한 욕구와 개별경제주체의 상이한 환경을 고려해 보면 개개인의 경제적 복지를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행위로서 정의될 수 있다.

가계의 생산경제행동이 경제적 복지를 실현해 가는 자원(소득)을 획득하는 행동 영역이라면 가계의 소비경제행동은 소득을 주된 근거로 그 가계가 추구하는 욕구 충족(경제적 복지)을 실현하는 행동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가계의 소비를 측정하는 문제는 소비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의 문제와 맥을 같이 한다.

전통 경제학에서 정의되는 소비 개념에 의하면 가계에서 행하는 소비는 가계가 주어진 소득자원으로 최종재 시장에서 거래 과정을 통해 획득한 재화와 서비스의 양 혹은 동일한 맥락에서 가계가 최종재 시장에서 획득한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지불하는 화폐의 양, 즉 소비 지출액으로 측정된다.

그러나 광의적 의미에서의 소비를 고려한다면 이는 가계 혹은 가계 구성원의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으로서의 재화와 서비스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즉 가계가 사용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잘못 평가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최종재 시장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 수단인 화폐로 측정한 소비지출 역시 가계가 실질적으로 가계 구성원의 욕구 충족을 이루기 위해 사용한 소비의 양을 잘못 평가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가계 및 가계 구성원은 충족하기를 원하는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욕구는 기본적인 생존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일 수도 있으며 개인적인 기호나 선호에 의해 형성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욕구이든 대부분의 욕구는 이를 충족할 수단인 재화나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소비는 가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그 가계가 소유한 자원으로 가계의 경제적 복지를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재화와 서비스를 획득하고 그 획득된 재화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재화와 서비스의 단순한 사용행위가 아니라 재화의 획득과 사용 그리고 사용 후 남은 재화에 대해 처분하는 것을 포함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확대해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소비는 재화와 서비스의 구매(acquisition), 가계의 복지를 위한 사용(use), 그리고 소비 후의 처분(disposal)이라는 3단계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그중 구매는 가장 광범위한 개념으로 시장에서 구매한 것 이외에 가계 생산이나 특별급여, 사회에서 제공하는 공공재와 사용 등 여러 가지 원천을 통해서 재화와 서비스를 얻는다.

구매의 개념에 따르면 소비는 시장에서 화폐를 지불하고 재화나 서비스를 획득하는 것으로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가계의 소비는 최종재 시장에서 구매한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나 구매를 위해 지불한 소비 지출액으로 측정된다.

사용의 개념은 가계에서 재화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으로 일정 기간 동안 사용된 재화나 서비스의 양과 구매 또는 획득된 양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획득 및 구매의 시기와 사용의 시기가 다르거나 재화 및 서비스를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 상품을 구매한 경우 그 구매와 사용은 달라진다.

사용이 소비의 개념으로 가장 정확하나 현실적으로 측정이 어렵고 측정에 있어서 많은 비용이 드는 취약점이 있기 때문에 구매의 개념이 소비의 측정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소비 후의 처분에 대해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최근 쓰레기처리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처분의 문제는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합리적 소비와 비합리적 소비

소비의 주체인 소비자들은 소비를 통해 효용극대화를 추구한다. 소비자들의 효용극대화는 전적으로 각자의 취향의 문제이고 취향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할 말은 별로 없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합리적인 사람이 자신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소비란 소비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합리적인 소비를 늘 추구하는 합리적인 소비자(주체)의 모형을 가지고 작업한다.

경제학에서 경제주체는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가정한다. 합리적 소비 지출이 중요한 이유는 자원의 희소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즉, 가계의 소득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가계의 소비에도 희소성의 원칙이 적용된다. 가계는 효용(만족의 크기)을 가장 크게 하는 선택의 문제에 당면하게 되며 이 때 합리적 소비의 문제가 대두된다.

합리적 소비란 가계의 제한된 소득 범위 내에서 한 시점에서 뿐만 아니라 먼 장래까지 생각하여 가계의 만족을 극대화하려는 소비 행위를 뜻한다.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함으로써 얻는 만족과 그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고려하는 것은 전형적인 합리적 소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가계부 기록의 생활화를 통해 주어진 예산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 소비 지출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 역시 합리적 소비 방법의 한 예이다.

반면, 비합리적 소비란 과잉소비, 즉 소비 지출이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것을 말한다. 비합리적 소비의 예로는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많이 소비하는 과소비 외에 타인에게 부와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소비하는 과시소비, 기업의 광고에 따라 소비하는 의존소비, 다른 사람들의 소비를 추종해서 소비하는 모방소비,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충동소비 등이 있다.

경제학에서 회자되는 비합리적 소비의 예로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백로효과(snob effect), 전시효과(demonstration effect) 등이 있다.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는 가격이 상승하면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하는 개념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베블런(Thorstein Veblen)이 자신의 저서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Leisure Class)』에서 황금만능주의 사회에서 재산의 많고 적음이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부유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사치를 일삼고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대로 이를 모방하려고 열심인 세태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이다.

백로효과(snob effect)는 1950년 하비 레이번슈타인(Harvey Leibenstein)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을 꺼리는 구매심리 효과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남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타인의 사용 여부에 따라 구매의도가 감소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전시효과(demonstration efect)는 개인의 소비행동이 사회의 소비수준의 영향을 받아 타인의 소비행동을 모방하려는 소비성향 또는 후진국이나 저소득자가 각각 선진국이나 고소득자의 소비양식을 모방하여 소비를 증대시키는 성향을 말한다. 여기에는 신문과 라디오 등 매스 미디어를 통한 브랜드 선전에 따른 영향이 크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듀젠베리(Dusenberry)는 그의 저서 『소득·저축·소비자행동의 이론』(1949)에서 소비가 단지 개인의 소득액뿐만 아니라 사회에서의 소득계층상의 순위에도 의존한다고 하는 상대소득가설을 수립하였는데, 이 저서에서 그는 전시효과라고 하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어떤 재화에 대해 수요가 많아지면 다른 사람들도 그 경향에 따라서 수요를 증가시키는 편승효과로, 다시 말하면 타인의 사용 여부에 따라 구매 의도가 증가하는 현상인데 하비 레이번슈타인이 백로효과와 함께 사용한 용어이다.

원래의 의미는 밴드왜건(대열의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악대차)이 연주하면서 지나가면 사람들이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여 모여들기 시작하고 몰려가는 사람을 바라본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있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뒤따르면서 군중들이 더욱더 불어나는 것에 비유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현대의 소비문화

현대의 소비문화는 단지 개인의 물질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을 타인과 구별하는 기호로 이해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소비의 트렌드는 착한 소비 혹은 윤리적 소비, 그리고 안티 소비(anti-consumption)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사회구성원이 함께 살아가는 상생과 동반성장이 중요시되는 현대에 자주 회자되는 단어들이다.

착한 소비는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소비를 말하며, 윤리적 소비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윤리적인 가치 판단에 따라 의식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생활협동조합이 소비자가 직접 조합원이 되어서 착한 소비와 윤리적 소비를 행하는 단체이다. 이는 생활협동조합이 착한 소비를 실천하고 친환경적인 물품을 공급하며 원료를 구매하는데 있어서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하지 않고 공정한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소비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고 소비 위축은 불황과 투자 위축 및 실업의 증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소비는 ‘미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소비가 진정한 미덕이 되려면 환경파괴나 자원 고갈을 초래하거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윤리적 소비자주의(ethical consumerism)의 대두가 바로 그것이다. ‘윤리’를 상품 선택의 중요한 고려 요소로 삼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점차 이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대기업들이 윤리적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과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때의 윤리는 지구환경에 대한 윤리일 수도 있고, 아동이나 여성인권에 대한 윤리일 수도 있으며, 동물에 대한 윤리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윤리적 소비자들은 친환경적인 기업을 선호하기도 하고,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기업의 상품에 불매운동으로 대응하기도 하며, 동물을 상대로 비윤리적인 실험을 하거나 불필요한 고통을 주며 잔인하게 도살하고 유통하는 기업들에 대해 비난을 가하기도 하는데, 이 모든 소비자운동을 포괄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윤리적 소비자주의이다.

상품을 구입할 때 단지 그 상품 하나의 가격이나 품질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 장바구니 안으로 들어오기까지의 과정,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함으로써 생태계나 생산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 윤리적인 부분까지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윤리적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윤리적 제품의 가격 프리미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아이쿱 생협은 아이쿱 생협 이용자 가운데 윤리적 소비를 염두에 두고 소비한다는 사람들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윤리적 소비자 중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 이상인 비율은 약 81% 수준이었고, 그 가운데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에서 400만 원인 소비자가 35.9%로 가장 많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전 국민 중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 이상인 비율은 약 50%로 그중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에서 400만 원인 비율이 19.7%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윤리적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중산층 이상의 비율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의 윤리적 측면에 관심을 가지는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공정무역연합이 공정무역 축구공을 수입·판매 중에 있다. 이 같은 윤리적 소비의 개념은 간략히 말해 소비 행위가 다른 사람, 사회, 환경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고려하여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구매운동(사람·동물·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것), 불매운동(사람·동물·환경에 해로운 제품을 구매하지 않거나 단합하여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 녹색소비(자신의 소비행동 결과가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행동), 로컬소비(지역의 제품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소비운동), 공정무역(생산자에게 ‘가장 싼값’이 아닌 ‘공정한 값’을 지불한다는 것), 공동체 화폐 운동(우리 전통의 두레·품앗이·계와 같이 서로 돕고 보살피고 나누고 협동하는 다자간 품앗이를 화폐를 통해 현대화하고 시스템화 한 것), 절제와 간소한 삶(여러 가지 연구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자발적으로 삶과 물질을 간소화 하자는 것), 기부와 나눔(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내가 가진 바를 다른 사람에게 대가 없이 기꺼이 주거나 함께 공유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사회적 약자(저소득층, 장애인)계층이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구매운동 등으로 지원하는 것 혹은 식량 자급 및 경제적 자립성 확보를 위해 국내 농업 생산물을 지원하고 주로 소비하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윤리적 소비는 단순히 이상적인 것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부분까지 따져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 전체에 이득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지지를 받고 있다.

안티소비는 1970년대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업의 현혹적인 마케팅, 과소비로 인한 경제, 사회적 낭비 등을 비판하기 위해 시작된 집단적 사회 활동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는 최근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현상으로 대량생산, 과잉 마케팅에 스트레스를 느낀 소비자들이 소비에 대한 흥미를 상실하고 소비를 줄이는 현상을 뜻한다.

또한 사회의식이 성숙되고 소셜 미디어가 확산됨에 따라 비주류 이념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반소비 운동이 대중의 공감을 얻으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구매력을 보유한 소비자가 소비를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안티소비현상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뉴미디어의 출현과 디지털 문화의 대중화는 반소비적 움직임의 확산을 가속화시켰다. 따라서 대량생산, 대량소비, 환경오염, 물질적 불평등 등 소비의 부정적 측면을 비판하는 반소비 운동은 소비의식의 성숙과 함께 전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활성화되어 왔던 것이다. 소셜 미디어가 확산됨에 따라 운동 취지를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는데 필요한 조직화 비용이 대폭 축소됨으로써, 선진국에서 시작된 반소비 운동은 세계적 범위의 소비문화로 발전해가고 있다.

뉴 미디어의 주 사용자인 젊은 층 사이에서 이와 관련한 소비 캠페인 동참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반소비 운동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소비 경험이 풍부하고 소비관이 뚜렷한 일부 고소득층, 지식층에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소비성향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형성되고 있으며, 중산층 내에서도 고학력, 전문직 소비자들이 유명상표 등 과시적 소비보다는 계획적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안티소비 운동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은 자유, 도덕적 무관심, 나눔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과 정보력 내지 전문지식을 보유하였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앞장서서 사회를 선도해야 한다는 의무감, 이타적 성향이 강한 편으로 소비 만능주의, 낭비 사회의 문제점을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통해 자부심과 만족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주장을 다른 소비자들에게 비용 없이 빠르게 알릴 수 있는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디지털 디톡스 위크, 신발 없는 하루, 옷 여섯 벌 이하 입기 운동, 그리고 프리건 등은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거나 동참하고 대표적인 안티소비 운동의 사례들이다.

특히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 운동은 캐나다 비영리단체 애드버스터즈(adbusters)가 199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세계적 안티소비 캠페인으로, 한국은 1999년부터 녹색연합이 주축이 되어 참가하기 시작하였다. 캠페인 당일에는 여러 국가와 도시에서 쇼핑하는 소비자들이 그들의 소비행위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집회와 거리공연 혹은 퍼포먼스 등 여러 행사를 개최한다.

의의와 평가

소비의 증대가 기업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경제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최근 소비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되고 있으며, 소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커지고 있다. 모든 소비자가 낮은 가격에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현대는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고자 함과 동시에 지구환경과 인권 등을 고려해 제품을 구매하는 윤리적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윤리적인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환경단체 활동에 참여하거나 제3세계 구호단체에 기부를 하지 않더라도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안심감을 얻고 있기도 하다.

또한 소셜 미디어를 매개로 한 안티소비운동에 젊은이들이 주도하고 나서고 있으며 개인이나 사회적 단체는 물론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는 안티소비 캠페인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고 자신을 표현하는데 적극적인 젊은 소비자들이 소비행위 자체로부터 얻는 만족감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통한 참여의 즐거움, 개성의 표현 및 자기만족 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비자의 사회적 의식이 제고되고 이에 따른 윤리적 소비 관련 시장이 성장한다는 현대의 소비 트렌드 자체는 무시하기 어렵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기업이 생산·유통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근로자를 부당하게 대우하지는 않았는지 감시하고, 부도덕한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과 시위도 불사하는 적극적인 소비자로 변해가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윤리적인 이슈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단지 비용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차별화를 위한 선행투자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며 안티소비를 주변적인 사회현상이 아닌 경영 환경의 주요 변화로 인식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고 혁신하는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한편, 최근 달라진 소비환경과 소비지출구조로 인해 국내 전체 소비의 장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정보통신관련 상품 및 서비스의 소비는 크게 증대하였지만 인구의 고령화와 소비시장의 글로벌화, 그리고 계층 간 소득의 양극화 등 소비환경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또 해외 유학 및 여행, 이와 관련한 해외 의료비 지출 등 해외 소비가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가 고급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한 심리 증대와 소득 양극화· 신용불량자 문제 등이 적절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는 소비의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고 또다시 경제성장의 잠재력을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대한 인식 공유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모색은 기업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흡수하고 점진적인 소비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용 창출과 안정적인 구매력 창출이 정부 차원에서 무엇보다 우선 시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나 소프트웨어 등 고용흡수력이 크고 제조업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신서비스산업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디지털 가전제품들을 중심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성능 및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여 소비수요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용불량자에 대한 신용악화를 해결할 수 있고 가계자산 버블을 방지할 수 있는 가계신용시스템 구축의 기반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소비 수요 창조의 일곱 가지 패턴』(이승일, LG경제연구원, 2014)
『소셜 시대의 스마트 컨슈머』(한국정보화진흥원 12-04호, 2013)
『2013 산업별 전망 및 투자전략』II(KDB대우증권, 2013)
『스마트시대의 미디어 소비』(김영주·이은주, 한국언론진흥재단, 2012)
『안티소비, 왜 주목해야 하나?』(최순화 외, 삼성경제연구소, 2011)
『윤리적 소비자가 몰려온다』(김나경, LG경제연구원, 2011)
『알기 쉬운 가계경제학』(김이주 외, 신정, 2009)
『신한FSB리뷰』(장미화, 2008.2.)
『통계연구과 연구결과 모음집(2004년도)』(통계청, 2004)
『가계경제분석』(이승신 외, 신정,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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