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통고(文獻通考)』 경적고(經籍考)에 속자를 당대(唐代) 통용의 예서(隷書)를 지칭하였으며[唐所謂古文者隷書今文者世所通用之俗字也], 『창랑시화 滄浪詩話』에서는 학시(學詩)에서 제외되는 것이 속자[學詩先除五俗云云四曰俗字]라 하였다. 그리하여 원래 속자는 풍아(風雅)에서 쓰이지 않았다.
중국의 한자는 그 대부분이 한 글자가 정자와 고자(古字), 정자와 속자, 또는 정자와 동자(同字), 정자 · 속자 · 약자(略字)를 각기 갖추고 있다.
그 중 정자와 속자가 갖추어져 있는 글자가 가장 많다. 이는 한자의 자체가 전서 · 예서 · 해서(楷書) 등으로 점차 발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다. 또한 자체의 시대적 · 지역적 · 방언적 차이도 들 수 있다.
정자와 속자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을 들 수 있다. 첫째, 자획이 간략하여 자의(字意)가 보다 분명하다[예 : 効(效) · 舘(館) · 国(國) · 体(體) · 胆(膽) …… ( )는 정자]. 둘째, 자획은 비록 다획화하였으나 그 자의가 보다 구체적이다[예 : 娼(倡) · 盃(杯) · 皷(鼓) · 塚(冢) · 樑(梁) · 靵(紐) …… ( )는 정자]. 셋째, 자획이 직선적이어서 필사(筆寫)에 편하다[예 :児(兒) · 亜(亞) · ○(兪) · 吊(弔) · 硏(○) …… ( )는 정자]. 넷째, 비교적 자음(子音)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섯째, 풍아에 쓰이지 않은 글자이다.
속자에 있어서의 이러한 특질은 결국 민중의 이지적 표현으로 일찍부터 사용하였으니, 복잡한 자획이나 자원(字源) · 자의를 위하여는 불가피하다 하겠다. 이는 오늘날 약자나 간이자(簡易字)의 사용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보아 알 수 있다.
한자에 있어서의 이러한 속자와는 달리, 중국의 운서(韻書)에도 없는 우리 민족 고유의 것으로, 우리 나라에서 만들어져서 오직 우리만이 사용하는 한자가 있다.
이를 『신자전(新字典)』에서는 ‘조선속자(朝鮮俗字)’라 하였는데, 이는 우리 나라에서 조자(造字)한 국자(國字)와 종래의 한자에 새로운 음의(音義)를 부여하여 사용한 국음자(國音字)와 국의자(國義字)로 나누어진다.
국 자 : 乭 · 乫 · 畓 · 怾 ·○· 旕 · 筽 · 襨
국음자 : 卜 · 召 · 赤 · 印 ·○· 釗 · 媤 · 頉
국의자 : 太 · 木 · 淸 · 級 · 娚 · 柶 · 椳 · 羘
이러한 속자류(俗字類)는 고유인명 · 고유지명 · 관직명 표기를 비롯하여 이두표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고유어의 한자화를 위하여 조자되었다고 하겠다.
한자의 제자(制字) 원리인 회의(會意) · 형성(形聲) · 가차(假借) 등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으나, 특히 국어의 종성표기(終聲表記)에서 형성된 자류(字類)가 많은 것이 특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