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바탕에 담채. 세로 33.1㎝, 가로 44㎝. 간송미술관 소장. 조선 말기의 화가 김수철은 김창수(金昌秀) · 홍세섭(洪世燮) 등과 함께 개성적인 그림을 그린 이색화풍(異色畵風)의 화가로 알려졌으나 아직 그의 정확한 생졸년이나 출신배경 등이 알려져 있지 않다.
「송계한담도」는 물가의 소나무숲 그늘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인물들을 그린 것으로, 간결한 구도 및 산뜻한 색채감각으로 요약되는 그의 회화적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난 작품이다.
근경 토파(土坡 : 둑)의 유탄소묘(柳炭素描), 청태점(靑笞點)의 액센트, 치켜 올라간 기묘한 인물표현 및 적색과 청색의 설채는 매우 독특하며 화면 전반에 느낄 수 있는 수채화 같은 맑고 투명한 색채 감각은 이전시대의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송계한담’이라는 소재는 이인문(李寅文) 등 조선 후기의 여러 화가들이 그린 것이지만 간결하고 생략된 구도와 맑고 선명한 색채를 구사하는 김수철의 개성적 면모가 돋보인다.
화면 왼쪽 상단에 ‘秀哲(수철)’이라는 주문방인(朱文方印)과 ‘北山審正(북산심정)’이라는 백문방인(白文方印)이 있다. 대체로 그의 원숙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특히 김창수와 화풍이 매우 유사하여 양자간의 관계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