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부’라고도 하며 한자어로 ‘수배(隨陪)’라고 표기되기도 한다. 서울·경기지역의 옛 재수굿에서는 굿의 본거리를 모두 놀고 난 다음, 뒷전거리에서 다른 여러 잡귀잡신과 함께 수비를 반드시 쳐들고 놀렸다.
수비는 또한 굿 첫머리에 굿판의 정화를 위하여 진행되는 부정(不淨) 제차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수비의 종류와 규모를 1930년대 오산(烏山) 박수 이종만(李鍾萬)의 뒷전(마당굿)무가를 통하여 살펴보면 “상청(上廳) 서른여덟 수비/중청(中廳) 스물여덟 수비/하청(下廳)은 열여덟 수비/우중간(右中間) 남(男) 수비/좌중간(左中間) 여(女) 수비/벼루 잡던 수비, 책 잡던 수비/군웅왕신(軍雄王神) 수비/손신별성[客神別星] 수비/해산영산(解産靈山)에 간 수비/수살영산(水殺靈山)에 간 수비/먼 길 객사(客死) 수비/언덕 아래 낙상(落傷) 수비/염병질병에 돌아간 수비/쥐통객사에 간 수비/고뿔감기에 간 수비/열삼애삼에 간 수비/여러 각 항 수비들아, 많이 먹고 네 가거라.” 하였다.
이 수비무가에는 17종류의 수비가 나오고 그 죽음의 형태도 8가지로 드러나 있다. 충청도 부여지역 축원굿의 마지막거리인 수부굿도 이들 수비를 놀리기 위한 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