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서씨(達城徐氏). 호는 명진(冥眞). 아버지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으며, 어머니는 완산이씨(完山李氏)이다. 16세에 운주산(雲住山) 용장사(龍藏寺)로 출가하여 현각(玄覺)의 제자가 되었고 19세에 보원(寶圓)으로부터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그 뒤 25세까지 불경을 두루 열람하여 삼장(三藏)을 통효(通曉)하였고, 다시 남쪽의 여러 사찰들을 순례하면서 이름있는 고승들의 지도를 받았다. 이때 월저 도안(月渚道安)의 회상(會上)에 들어가서 화엄(華嚴)의 일승묘지(一乘妙旨)와 선가(禪家)의 심법(心法)을 얻었다.
그러나 가장 수승한 제일의(第一義)를 깨닫지 못했음을 스스로 간파하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서 40년 동안 좌선에만 몰두하였다. 그러나 배우고자 하는 자들이 스스로 찾아와서 가르침을 청하였으므로 그때마다 금강산·묘향산 등으로 자리를 옮겨 송홧가루를 먹고 살면서 모든 인연을 끊고 단지 일대사(一大事)의 해결에만 전념하였다.
그 뒤 상월 새봉(霜月璽篈), 용담조관(龍潭慥冠) 등의 준족들을 제자로 받아들여 법을 전수하였다. 1743년 2월에 가벼운 병세를 보였는데 8일에 제자를 불러 입적(入寂)할 뜻을 밝히고 옷을 갈아 입고 모자를 쓴 뒤 서쪽을 향해 앉아서 입적하였다.
다비(茶毘)를 하여 정골(頂骨) 2편(片)과 사리 2과(顆)를 얻었으나 그의 부도 및 탑비에 관한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은거하여 수도에만 전념하였지만 제자를 가르칠 때는 신랄함과 자상함을 함께 갖추어서 지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