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중기에 김부식(金富軾)이 지은 부(賦). 『동문선』 제1권에 실려 있다. 이는 율부(律賦)의 형식으로, 전편이 6언 대구로 되어 있다. 내용은 4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 단락은 세모가 되어 낮은 짧고 밤은 긴데 잠을 이루지 못하여 온갖 생각이 쌓이는 심정을 말하였다.
둘째 단락은 닭장에서 조만간 닭이 홰를 치면서 울기를 기다렸으나 끝내 울지를 않는다. 아이를 불러 닭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알아보게 하니 닭은 머리를 숙이고 입을 다물고 울지 않은 것을 알았다.
셋째 단락은 도적을 보고도 짖지 않는 개, 쥐를 보고도 잡지 않는 고양이, 새벽이 되어도 울지 않는 닭은 모두 잡아죽여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넷째 단락에서는 옛 성인은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으로 인(仁)을 삼기 때문에 닭을 죽이지 않으니, 자성하기를 바란다는 것으로 결론짓는다.
닭은 새벽에 울어 시간을 알려주는 것인데 제구실을 못하고 벙어리 노릇을 하듯이, 맡은 임무를 다하지 못하는 사람을 풍자한 작품이다. 이는 그의 「중니봉부(仲尼鳳賦)」와 함께 고려조에 처음 나타나는 부문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