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70면. 1924년 조선문단사(朝鮮文壇社)에서 발행자를 방인근(方仁根)으로 하여 간행하였다. 작자의 첫 시집으로 책 끝에 저자의 발문이 있고, 총 66편의 작품을 7부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1부는 장시(長詩) 「이야기」 1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2부 ‘나무색이’에는 「샘물이 혼자서」 · 「봄의 꿈은 빠르다」 · 「할미꽃」 · 「노래하고 싶다」 등 17편, 3부 ‘고향생각’에는 「그 봄을 봐라」 · 「우리집」 · 「뜰」 · 「그 봄의 부름」 등 11편, 4부 ‘힘있는 생명’에는 「아침처녀」 · 「해의 시절」 · 「큰길을 사모함」 · 「푸른 하늘 아래」 등 12편, 5부 ‘달빛에 피는 꽃’에는 「보배」 · 「흰꽃」 · 「하이얀 안개」 · 「홀로 앉아서」 등 18편, 6부 ‘상해풍경’에는 「상해소녀」 · 「가극」 · 「불란서공원」 등 3편, 7부 ‘불놀이’에는 「불놀이」 · 「별밑에 혼자서」 · 「새벽꿈」 · 「눈」 등 4편이 각각 실려 있다.
이 시집은 시작 활동이 가장 왕성하던 초기 시를 중심으로 엮어졌는데, 후미의 「상해풍경」 · 「불놀이」의 시편들이 이에 해당되고, 「이야기」를 제외한 앞의 시편들은 시적 전환 이후의 실험적인 시에 해당된다. 이 시집은 전체적으로 밝은 서정의 시세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특히, 주요한의 대표작이며 동시에 한국 근대시사에서 전환적 의미를 가지는 「 불놀이」가 여기에 실려 있다.
저자는 이 시집의 발문에서 “이 책에 모은 노래는 개념에 의하여 지어진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일어나는 마음의 파동을 기록한 것이므로 여기에는 가지각색의 사상 · 정서가 섞여 있고, 이러한 다양성이 ‘나’라고 하는 개성에 의하여 통일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곧 이 시집에 실린 작품들의 성격을 규명하는 견해인 동시에 바로 자신의 작시태도를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
주요한은 의식적으로 당시에 만연되어 있던 퇴폐주의의 병적 경향과 감상성, 그리고 민중예술을 표방한 사회주의적 이념에서 일탈(逸脫)하여 오직 건강한 생명이 넘치는 예술을 추구하였다. 개념으로 된 민중시(民衆詩)보다는 거기에 담긴 사상과 정서와 말이 민중의 마음과 같이 할 수 있는 민중시를 주장하고 있다. ‘나무색이’와 ‘고향생각’ 등의 시편들이 이런 민중시를 실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바로 이 같은 실험적 태도에서 이 시집이 지닌 시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