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포는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재배된 대마를 원료로 하여 생냉이 삼베길쌈의 전 과정을 거쳐서 생산되는 삼베이다.
1530년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의 기록에 의하면, 삼베는 신라시대부터 존재해 왔으며, 신라 선덕여왕 때 베 짜기 대회에서 우수한 삼베는 진상품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그 삼베가 안동포라고 추정되는 기록은 없다.
16세기 후반, 안동 정상동의 고성이씨(固城李氏) 묘에서 소량의 마직물 의류가 출토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출토품만으로는 안동 삼베의 품질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당시 마포(麻布)는 의복의 재료일 뿐만 아니라 정포로 세금을 대신하는 등 물품 화폐로도 유통되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생산되었다.
안동포는 19세기 후반에 비교 우위적 가치가 형성되어 품질에 대한 명성을 얻었다. 19세기 전반 서유구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는 문헌 기록상 처음으로 안동 삼베를 언급하였는데, ‘59개 지역의 시장 가운데서 안동을 포함한 41개 시장에서 마포가 많이 생산되었다’는 내용이다.
1910년 발간된 『조선산업지(朝鮮産業誌)』 (中卷)는 조선의 직물업(織物業)을 다루면서 마직물(麻織物)로 저포(苧布), 마포, 북포(北布), 안동포를 소개하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북포의 최대 생산지는 함경도이며, 그 다음이 강원도이다.’라고 하였고, 안동포에 대해서는 ‘경상북도가 생산지로 마포, 북포와 종류가 같아도 품질이 약간 고운 것이다.’라고 하였다. 1923년 조선물산장려운동의 시가 선전대 행렬 계획에서 안동포는 경상도를 대표하는 특산품 깃발로 채택되었다. 1927년 이능화의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에서는 '안동포가 지금도 품질이 가장 좋다. 곱고 연한 자황색이어서 여름철 의복 소재로서는 최적이다.'라고 평가하였다.
안동포의 명성이 형성된 이유는 일차적으로 안동 지역에서의 수요가 있었기 때문인데, 그 수요처는 안동 지역에 강성한 뿌리를 둔 유교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유교 문화권인 안동 지역에서는 안동포가 주로 하절기 외출복, 의례용 도포, 상례 시 염포와 수의, 상복 등으로 사용되었다.
안동포는 2011년 11월 22일 안동포 지리적 표시 단체 표장 등록 제44-0000166호로 지정된 지역 특산품이다. 안동은 대마 생산지에 최적인 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지역은 기후와 강수량, 배수 조건, 방풍(防風) 등에서 가늘고 키가 큰 대마 생산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역 특산품인 안동포는 (사)안동포조합에서 생산되는 삼베 제품으로, 안동시 내에서 생산되는 대마(삼)를 사용하며, ‘생냉이’ 기법에 의해 생산하고, 실의 굵기도 매우 곱다. 생산된 안동포는 항균성이 강하고 땀을 잘 흡수하며, 통기성이 우수하여 친환경 전통 직물로서의 활용성이 매우 기대된다.
안동포는 대마 재배 · 대마 수확 · 안동포 길쌈의 전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① 대마 재배와 수확: 종자는 재래종인 정선종이다. 3월 말에 줄뿌림으로 파종하여 6월 말에 수확한다. 수확한 삼은 잎을 제거한 후 삼찌기(삼굿)와 삼말리기의 과정을 거친다.
② 삼껍질 벗기기: 건조된 삼대(겨릅대)의 직경이 1cm 정도인 굵기로 선별하여 물에 담가서 불린 후, 손가락으로 겉껍질을 길게 벗겨내서 말린다.
③ 삼째기: 말려둔 삼 껍질을 물로 적셔서 오른손으로 삼톱을 잡고, 왼손의 삼 껍질의 끝에서 끝으로 훑어서 최외피를 벗겨내고 속껍질만 취한다. 그 속껍질을 손톱으로 일일이 째고 훑어내려 속껍질 다발(계추리)을 만든다. 이 과정을 ‘생냉이 과정’ 이라고 하며 이 과정에 의해 안동포짜기의 우수한 특성이 결정되며 안동포의 섬세도가 가름된다. 계추리는 그늘과 햇볕 아래서 보름 정도 말리면서(계추리바라기) 안동포 고유의 투명한 질감과 강도가 더해진다.
④ 삼삼기: 삼째기를 마친 삼올을 ‘삼뚝가지’에 걸어 두고 한 올씩 뽑아, 삼올의 끝과 끝을 길게 이어 제직용 실을 만드는 과정이다. 제직용 실은 날실 · 씨실용을 별도의 방법으로 삼는다. 날실은 한 끝을 Y자형으로 쪼개고 또 한 끝의 삼올은 입으로 뾰족하게 하여 이것을 Y자로 쪼갠 한 가닥과 겹쳐 오른쪽 무릎 위에 놓고 오른손으로 비벼 꼬고, 또 Y자의 다른 가닥을 비벼 꼬여진 부분과 무릎 위에서 비벼 잇기를 완성한다(매내삼기).
이러한 과정을 거듭하여 경사용 실을 만드는데, 이와 같이 튼튼히 잇는 이유는 제직 도중 경사가 절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또 다른 방법은 삼올의 끝과 끝을 오른쪽 무릎 위에 나란히 겹쳐 놓고 오른손으로 비벼 꼰다. 그 다음 삼올을 각각 반대 방향으로 제껴서 다시 꼰 부분과 삼올을 무릎 위에서 다시 비벼 꼬아 완성한다. 씨실(위사)로 사용될 것은 삼올의 끝과 끝을 겹쳐 맞대어 무릎 위에서 비벼 꼰다(곱비벼삼기).
⑤ 베날기: 삼삼기를 마친 실을 제직하기 전에 한 필의 길이와 미리 결정한 새수에 맞추어 날실을 조직하는 과정이다. 물레에 올려 타래를 만들고, 타래의 끝을 찾아 날상이의 구멍을 통과시켜서 한데 모아 한 필의 길이와 새수에 맞추어서 베꽂이에 걸어 날실 다발을 만든다. 한 폭에 80올이 날아질 때가 1새이므로 보름새의 경우에는 1,200올의 날실이 한 폭에 날아진다.
⑥ 베매기: 베날기를 마친 날실을 풀 먹이는 과정이다. 날실의 한 끝에서 바디를 끼우고 그 끝을 잡아당겨 도투마리에 맨다. 다른 날실의 한 끝은 끄싱개에 매어 날실을 걸어 매고 팽팽하게 잡아당긴다. 도투마리 쪽에 잿불을 피우고 좁쌀풀을 먹여 말려 도투마리에 감는다.
⑦ 베짜기: 베매기를 마친 후 베틀이라고 일컫는 직기에 걸어 두고 제직하는 과정이다. 감긴 도투마리를 베틀의 누운다리에 얹고 경사를 풀어 사침대로 갈린 날실을 우수, 기수로 번갈아 두 개의 잉아에 끼워서 바디에 끼고 홍두깨에 감아 매어 날실을 긴장시키고 발로 베틀의 쇠꼬리끈을 잡아당기며 개구하여 씨실꾸리가 든 북을 좌우 손으로 넣으며 바디로 씨실을 쳐서 베를 짠다.
⑧ 빨래, 건조, 다듬이질: 베짜기 과정을 마친 후에는 빨래, 건조, 다듬이질을 통하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안동포를 바르게 정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