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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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량이 많은 준령의 고갯마루와 고개 아래에 형성된 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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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교통량이 많은 준령의 고갯마루와 고개 아래에 형성된 취락.
개설

입지 장소에 따라 고갯마루에 있는 것은 영상취락(嶺上聚落)이라 불리고 고개 아래에 있는 것은 영하취락(嶺下聚落)이라 불린다. 일반적으로 영취락은 교통·방어·상업의 세 가지 기능을 가진다. 영(嶺, 고개)은 두 지역을 차단하고 있는 산맥의 안부(鞍部)에 해당하므로 옛날부터 주요한 교통로가 되어 왔으며, 지형상으로는 외적 방어에 유리하기 때문에 군사적 요충지로 중요시되었다. 또한 고개를 넘는 교통로의 주변에는 통행인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상업기능이 발달하였는데, 이러한 기능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영취락의 특징이다.

영취락은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하였던 시대에 잘 형성되었다. 따라서 도보여행 시대 영취락의 경관은 성곽과 병영·군기고(軍器庫)·산성창(山城倉)과 같은 군사시설을 비롯하여 객사·마방(馬房)과 같은 상업적 시설이 중심이 되었으며, 그 주변에 민가가 배치되었다.

내용

태백산맥이나 소백산맥·함경산맥·낭림산맥을 넘는 높은 고개에 옛날부터 많은 영취락이 발달하였는데, 자동차·철도 등과 같은 근대적 교통수단이 보편화된 오늘날에 와서는 상당수가 쇠퇴하거나 본래의 성격이 변질되었다.

대표적인 영취락은 소백산맥의 안부인 조령(鳥嶺)의 영하취락에 해당하는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이다. 이 취락은 소백산맥을 통과하는 교통의 요지에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가장 중요한 공로(公路)의 하나인 영남대로가 소백산맥을 넘어 한양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었다. 그리하여 그곳에 있던 군사시설을 지키던 병정이 300명에 달하였고, 숙박업에 종사하는 객주가 20∼30호에 이르는 등 크게 번창하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통수단의 발달로 충청북도 괴산군의 신혜원(新惠院)에서 연풍(延豊)을 지나 이화령(梨花嶺)을 거쳐 문경에 이르는 이화령 터널과 중부내륙고속도로의 문경새재터널이 개통되면서 급격히 쇠퇴하여, 당시 주막의 무수한 주춧돌만 남아 있다. 한편 지리산지의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일대에는 화개장(花開場)을 오가던 지리산지 여행자와 행상들을 위한 영하취락이 발달했었다.

대관령 아래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와 함경남도 풍산군 안산면 후치령(厚峙嶺) 아래의 풍산(豊山)도 상초리와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영취락이다. 그러나 이들 취락은 근대적인 교통 발달에도 불구하고 지역 중심지로 성장한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것은 교통로와 관련된 영취락의 기능에다 광대한 배후지와 관련된 중심지의 기능이 복합되었기 때문이다.

횡계는 영동고속도로를 통해 태백산맥을 넘어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을 연결하는 교통여건의 개선과 대관령의 고위평탄면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고랭지채소 재배 및 스키장 설치 등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번영을 누리고 있다. 풍산은 개마고원의 연변에 위치하여, 함경남도와 주변의 고지대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가 되었으며 행정구역의 개편과정에서 신설된 풍산군의 군청 소재지가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지역의 중심지로 성장하였다.

과학기술과 교통의 발달은 기존 영취락의 쇠퇴를 가져왔지만, 숙박기능을 배제한 새로운 유형의 영취락을 발달시키기도 하였다. 이러한 영취락은 대부분 영상취락으로 조망이 좋은 곳에 휴게소가 설치되면서 발달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의 추풍령, 옛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 한라산 제1횡단도로의 성판악(城板岳) 등에는 휴게소를 중심으로 새로운 영취락이 형성되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교통로 폐쇄 또는 교통량 감소로 인해 사라지기도 하였다.

휴게소를 중심으로 형성된 영취락은 형태상으로는 종전의 영취락과 다르지만 통행인을 상대로 한 경제활동이 주로 이루어지며, 교통로를 따라 산간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앞으로 영취락의 형성과 발전은 이와 같은 휴식과 관광의 기능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경관 역시 이러한 방향에서 구성될 것이다. 현대의 영취락은 태백산지를 넘나드는 교통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강원도 영서지방의 인제군과 영동지방을 연결하는 국도변에서 상업기능이 탁월한 영하취락이 발달하였다.

참고문헌

『문경군읍지(聞慶郡邑誌)』
『국토와 민족생활사』(최영준, 한길사, 1997)
『취락지리학』(오홍석, 교학사, 1982)
『국토와 지도』(이지호 외, 보진재, 1972)
「조선시대의 영남로 연구」(최영준, 『지리학』12, 1975)
「대관령부근의 산촌의 입지와 형태」(강대현, 『지산화갑논집』,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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