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보이는 오도(吾道)는 유교를 가리키며, 불교·도교·기독교(천주교) 등의 교리가 모두 허망하고 가련한 이단(異端)이라 비판하면서, 유교의 정당성을 역설한 내용이 중심을 이룬다. 총 264구로 되어 있고 4·4조가 기조를 이룬다.
서사에서는 “황천(皇天)이 불우(不佑)하여 십교분운(十敎紛紜)하단 말가.”라고 하여, 하늘이 돕지 않아 수많은 종교가 어지러이 다투는 세상이 되었다고 하면서 유교적 이념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광명정대한 유교에 전념하여 인간의 더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세상사람들이 이단종교에 빠져 초목과 함께 헛되이 썩어간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돌아오소, 돌아오소, 오도에 돌아오소.”라고 하여 유교적 세계관을 확립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본사에서는 옛날의 삼황오제(三皇五帝)로부터 우탕(禹湯)·문무(文武)·주공(周公)의 치적을 찬양한다. 이어서 공맹(孔孟)·안증(顔曾)의 유교 전통을 설명하며, 송대(宋代)의 명현에 이르기까지 중국에서의 도통이 전해 내려온 실적을 일일이 들었다.
우리 쪽에 와서는 기자팔조(箕子八條)의 강령으로부터 정몽주(鄭夢周)의 이학창도(理學倡道), 조광조(趙光祖)의 지치이념(至治理念), 이언적(李彦迪)·이황(李滉)의 학문적 업적, 그리고 기타 충신·의사의 살신성인이 모두 유교의 정통 맥락에서 이루어졌음을 제시했다. 더불어 작자의 조상들이 효제충신의 덕을 닦아온 것을 자랑스럽게 읊었다.
결사에서는 유교로 이념을 통일해서 태평성대를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동학·불교·천주교 등이 교세 확장과 교리 확산을 위하여 가사를 통하여 이념논쟁을 활발히 벌일 때, 우리의 이념적 정통성이 유교에 놓여 있음을 재확인하고, 이단척결의 의무를 다짐하는 유교 쪽에서 동학·불교·천주교 등에 대항하는 가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종교가 대중적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효과적인 이념 통제형식이라 할 때, 전통이념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에 위기의식을 느껴, 사상적 이단에 대항하는 유교가사를 마련하였다는 것은 단순히 시대착오적 보수주의자의 해묵은 목소리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이 작품이 지어진 역사적 시대성을 고려할 때, 서양을 배척하고 왜(倭)에 항거하는 정신적 기치를 높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의의는 민족자존의식과 연결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