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나한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한 500명의 성자를 지칭한다. 고려시대 이래 오백나한에 대한 신앙이 유행하면서 오백나한탱화가 다소 조성되었는데, 현존하는 고려 때의 것은 모두가 한 장에 한 명의 나한을 그린 탱화만이 전해지고 있다.
이들 중 현재 제15의 아대다존자(阿代多尊者)와 제170 혜군고존자(慧軍高尊者)의 탱화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제420의 이름을 알 수 없는 존자는 미국 클리브랜드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제234의 상음수존자(上音手尊者) 탱화는 일본인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또, 조선 전기의 작품으로는 현재 일본 지온원(知恩院)에 봉안되어 있는 <오백나한도>가 있다. 고려시대의 탱화에 비하여 한 폭으로 전체를 묘사한 소중한 탱화이다.
이 경우 가운데에 석가모니삼존불을 묘사하고 그 주위의 산수(山水) 속에서 자유분방한 자세를 보여주는 500명의 나한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조선 후기의 16나한도나 선종조사도(禪宗祖師圖)의 연원을 더듬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특히, 나한도는 그 얼굴의 표정이나 자세, 소지하는 지물(持物) 등이 각각 고유한 개성을 보인다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어 부처나 보살의 탱화와는 다른 면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