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선천 출생. 1949년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3년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였다. 그 해 동아일보사에 입사하였다.
1953년 극협의 작품공모에 응모한 장막극 「녹쓰는 파편(破片)」이 당선되었고,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유예(猶豫)」가 당선됨으로써 작가 활동이 시작되었다. 이어 같은 해 「균열」이 『문학예술(文學藝術)』 8월호에 발표되었다.
그는 계속하여 단편 「난영(亂影)」(문학예술, 1959.9.)과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된 「모반(謀反)」, 장편 「백지의 기록」(사상계, 1957.5.∼12.), 그리고 중편 「황선지대(黃線地帶)」(사상계, 1960.4.) 등을 발표하였다. 그 밖에 「피리어드」(지성, 1958) · 「내일쯤은」(사상계, 1958.7.) · 「부동기(浮動期)」(사상계, 1958.12.) · 「보수(報酬)」(사상계, 1959.5.) · 「표정(表情)」(사상계, 1959.8.) · 「현실(現實)」(사상계, 1959.12.) 등이 있다. 미완성의 장편으로는 「무명기(無明記)」(1961.8.∼11.)가 있다.
그 밖에 「훈장(勳章)」(세대, 1964.1.) · 「암류(暗流)」(세대, 1964.9.) · 「거리(距離)」(사상계, 1964.9.) · 「담배」(사상계, 1965.2.)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앙드레 말로와 행동주의문학」(문예, 1960.6.)이 있다.
이 작가의 문학적 특징은 6 · 25 전후 세태의 사회적 · 도덕적 문제를 다루어 전후 세대의 정신적 좌절을 행동주의적 안목으로 주제화한 데 있다. 잘 알려진 단편 「모반」은 광복 직후 사회적 · 정치적 혼란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서, 정당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하여 청년 당원들 사이에 자행된 테러를 주요 문제로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민이 “위대(?)한 하나의 일의 성공보다는 나는 오히려 소박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들이 하나라도 더 소중스러워졌단 말이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주인공의 인간주의적 각성이 주제임을 알게 된다.
이 작가는 프랑스 행동주의문학과 실존주의문학의 영향을 받았으면서, 한국의 전후 세대의 풍토 속에서 독자적인 작품을 이루어 1950년대의 대표적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