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등사판으로 발간했으나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일제가 밀정을 통해 입수한 책의 원문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1968년에 발간한 『한국독립운동사』 제2권에 전재되어 있다. 200자 원고지 약 200매 정도의 분량이다.
책의 내용은 신라시대 이래 국치 직후까지 ‘수적(讐敵)’ 일본과 한국간의 역사적 관계를 주로 일본의 침략과 한민족 투쟁의 관점에서 연대기순으로 기술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전반적인 체제나 비중으로 보아 을사조약 늑결(勒結) 이후 일본의 한국병탄 내용과 과정에 집중되어 있다.
책의 구성상 특기할 내용은 일제의 대한침략정책 추진과정에서 체결한 여러 조약의 원문을 구체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일제 침략정책의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다는 점과, 을사조약을 실질적인 국망으로 보고 조약체결 후의 국내외 지사들의 순국 사례를 ‘기화(奇花)’라는 이름으로 낱낱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책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합병후의 왜인정책’에서는 억압책·회유책·외교책·식민(殖民)정책·탐정(探偵)정책·교육정책·종교정책 등 7항목에 걸쳐 다양한 일제의 식민지 탄압지배정책을 비교적 세밀하게 논급하였다.
이주 한인 자제들의 항일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민족교육 교과서로서 가지는 이 책의 성격이 이 마지막 장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난다고 할 것이다.
이 책은 한말, 일제하에 중국, 러시아 한인사회에서 활동한 국학자로 새롭게 조망되는 계봉우의 북간도 망명 직후의 저술로, 저자의 초기 역사, 민족의식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저작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강렬한 항일민족주의를 표방한 1910년대 북간도 한인 민족학교의 교육 내용을 전해주는 생생한 증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