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피천의 길이는 60.95㎞이고, 유역 면적은 514.001㎢인 지방 1급 하천이다. 수비면 신원리·오기리·발리리 등을 지나면서 장수포천(長水浦川)이 되어 북동쪽으로 흐르고, 수하리에 이르러 통고산(通古山, 1,067m) 남쪽사면을 흘러 여러 수계를 묶어 흐르는 신암천(新巖川)을 합류하여 북쪽으로 흐른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울진군, 양양군 등 2개군 1개읍 4개면을 포함한다.
울진군 서면 왕피리 부근에서 심한 곡류를 하고, 통고산 동쪽사면을 흘러 동쪽으로 흐르는 수계를 합류하여 왕피리 한천마을에서부터 왕피천이라 불린다. 옛날 실직국(悉直國) 왕이 피난왔다고 해서 마을이름을 왕피리,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을 왕피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태백산맥을 북동쪽으로 관류하며 흐르다가 울진군 근남면의 선유산(仙遊山, 199m) 서쪽에서 북쪽으로 흘러 온 매화천(梅花川)과 합친다. 북쪽으로 흐르다 동쪽으로 흘러 온 광천(光川)과 노음리에서 합쳐 동쪽으로 흐르다가 수산리에서 동해로 흘러드는데, 2대지류 중 매화천은 금장산 북동사면에서 발원한다.
광천은 백병산(白柄山)과 오미산(梧味山) 남쪽 사면에서 발원하여 삼근리·하원리·행곡리를 거쳐 흐른다. 왕피천 본류 주변에는 평지가 거의 없으나 세 하천이 합하는 하류지점에서는 비교적 넓은 곡간평야가 펼쳐진다.
식물구계학적으로 중부아구에 속하지만 지리적, 지형적 특이성으로 인해 북방계식물과 남방계식물이 혼생하는 식물상을 나타낸다. 석회암지대인 성류굴 부근에는 회양묵과 측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북방계 식물인 백리향이 자생하고 있다.
울진기생대의 1997년부터 2006년까지 기상연보를 분석할 결과 최한월 평균기온은 ·0.3℃, 최난월 평균기온은 24.4℃로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유형인 하우(夏雨)형에 속한다.
지질은 주로 선캄브리아대에 형성된 화강편마암, 수평편마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왕피천 하구에 매화리에 이르는 지역과 후포에서 하곡리에 이르는 지역에 석회암이 대상으로 분포해 있고, 특히 왕피천 하구 선유산에는 2억 5천만년의 종유굴이 형성되어 있다.
유역내 인구는 2006년 현재 13,181명이다. 매화천과 왕피천이 합류하는 선유산에는 196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석회동굴인 성류굴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든다. 하원리의 불영사(佛影寺) 계곡과 구룡폭포 또한 관광객의 발길이 잦은 명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