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하동군 양보면 운암리 소재 운암영당 소장. 비단 바탕에 채색. 가로 77.5㎝, 세로 108㎝. 1979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최치원은 통일신라 6두품 출신의 지식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869년(경문왕 9) 당나라에 유학을 가서 그곳에서 과거에 급제하여 활약하기도 하였다.
이 상은 주인공이 검은 사모에 관리의 집무복인 관복을 입고 두 손을 맞잡은 채, 높은 의자에 앉아있는 전신좌상이다. 가슴의 흉배는 화려하게 표현한 반면 허리띠의 문양은 단순하다.
화폭 윗부분은 구름과 대나무를 배경으로 삼았고, 아래쪽 배경에는 탁자 위로 문방구를 표현해 놓았다. 이것은 평소 주인공이 사용했을 듯하며, 사대부의 엄숙함과 유학자의 풍모가 감도는 분위기를 그려내고자 한 의도로 보인다.
이 상은 처음엔 쌍계사 연래각(蓮萊閣)에 보존되어 오다가 1825년(순조 25)에 화개의 금천사로 옮겨졌고, 1868년(고종 5) 서원철폐령에 의하여 하동향교로 옮겨져 한동안 이곳에서 보존되어 왔다. 그 후 광천영당을 거쳐 1924년 이곳 운암영당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