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본. 옥가락지를 매개로 하여 하늘이 정한 인연, 하늘이 정해 준 배필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웅의 일생 구조를 지니고 있는 영웅소설이며 군담소설이고, 여걸소설 혹은 여장군소설에 속하기도 한다. 한편, 적강화소를 지니고 있는 적강소설이기도 하며, 계모형 소설이기도 하다.
이국량(李國樑)은 본디 천상계의 문창성군(文昌星君)이라고 하는 선관이었는데, 옥황상제에게 득죄한 뒤 금산사의 칠보암 부처의 지시에 따라 볕 양(陽)자 쓴 옥가락지를 가지고 명나라의 시랑 이목(李穆)의 아들로 태어나게 된다.
한편, 여주인공 화수영(花秀英)은 월궁의 선녀였는데, 역시 옥황상제에게 득죄하고 그늘 음(陰)자 쓴 옥가락지를 가지고 이부상서(吏部尙書)를 역임한 바 있는 화만수(花晩秀)의 딸로 태어나게 된다.
이들 남녀 주인공들은 온갖 시련을 다 겪은 뒤, 각각 전쟁터에서 무공을 세우고 회군하던 중 서로 만나 마침내 완전한 인연을 맺음으로써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는데, 이국량은 초왕에 봉해지고, 화수영은 임금 속인 죄를 용서받는다.
이 작품도 여느 조선조 소설과 마찬가지로, 무교·유교·불교·도교 등 모든 종교사상이 습합되어 나타나고 있는 소설이다. 옥황상제·선관 선녀·백운도사와 함께 숭녕관(崇寧觀)이라고 하는 도관과 이곳의 벽하선인(碧荷仙人), 그리고 금산사 칠보암의 부처가 등장하는 것이 특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