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언어수행의 한 단위로서 존재하는 발음의 최소단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가 말을 배울 때 [ma,ma,ma], [da,da,da], [ka,ka,ka]와 같은 CV형 음절(C=자음, V=모음)부터 더듬더듬 말하게 되며, 음절보다 아래 단위는 결코 말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인류의 문자사가 증언하는 것으로 실로 초기의 문자체계는 음절문자였으며, 중국어를 비롯한 일본어, 아라비아어 등 많은 언어들이 아직도 전통적인 음절문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우리의 문자인 한글도 소리글자로 제정하여놓고 실질적인 운용은 ‘초성+중성+종성’과 같은 음절문자로 사용하였던 것이니 언어수행에 있어서 음절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음절은 얼핏 누구나 쉽게 청각할 수 있는 대상이지만, 실상 그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하여보면 구조적 체계가 대단히 복잡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언어학자들이 음절에 대한 정의를 내려왔지만 결코 일정한 결론을 남기지는 못하였다.
그 동안에 내려진 정의를 요약하면 ① 개구도에 의한 정의, ② 울림도에 의한 정의, ③ 방사적 맥박에 의한 정의, ④ 분절음간의 전이의 결여에 의한 정의 등을 들 수 있다.
그라몽(Grammont, 1963)은 모든 음을 간극도(間隙度)에 의하여 〈표〉와 같이 구분하였다.
간극도 | 음 | 한글자모 |
---|---|---|
0° | 파열음 p t k b a g | ㅂㄷㄱㅍㅌㅋㅃㄸㄲ |
1° | 마찰음 f v θ ə s z | ㅅㅆㅎ |
2° | 비 음 m n ŋ | ㅁㄴᅌ |
3° | 유 음 l r | ㄹ |
4° | 반모음 y w | |
5° | 폐모음 i u ü | ㅣㅜㅡ |
6° | 반개모음 e o æ | ㅓㅔㅗㅚ |
7° | 개모음 a | ㅐㅏ |
〈표〉 음의 간극도에 의한 구분 |
이 분류에 의하여 한국어의 음절을 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5-6-7은 꼭대기(peak)를 이루고 있으며, 0-2-3은 골짜기를 이루고 있다. 하나의 꼭대기는 홀로 또는 앞뒤의 골짜기와 더불어 하나의 음절을 형성한다. 따라서, 꼭대기는 음절의 핵이며 꼭대기의 수와 음절의 수는 일치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꼭대기를 이룰 수 있는 음(5°이상)을 성절음이라 하고, 이에 대하여 골짜기를 이루는 음(4°이하)을 비성절음이라 일컫는다.
그러나 영어의 button [b○tn](0-6-0-2), bottle [b{{%148}}tl](1-7-0-3), prism[prizm](0-3-5-1-2)에서는 마지막 자음 [n,l,m]이 단독으로 음절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성절음이라고도 한다.
한국어에는 이러한 성절자음이 없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 꼭대기에 둘러싸인 골짜기가 과연 어느 꼭대기에 속할 것인가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꼭대기와 꼭대기 사이에 끼어 있는 골짜기는 선행음절의 마지막음이 될 수도 있고, 후속음절의 첫 음이 될 수도 있는 애매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우리는 개별언어의 음절구조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 모든 언어에 가장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음절의 기본구조는 CV형의 개음절(開音節)이다. 이에 따르면 꼭대기에 둘러싸인 골짜기는 후행음절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럼으로써 CV의 기본음절구조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극히 보편적인 음절구조인 CV형을 제외하고는 모든 언어가 나름대로의 독특한 음절구조를 가진다. CV형 다음으로 흔하게 존재하는 음절구조로서는 VC, CVC,V 등이 있는데, 이것들이 모든 언어에 한결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일본어 · 폴리네시아어 등은 자음으로 끝나는 폐음절(VC)을 가지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아랍어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음절(CV)만이 존재한다. 영어나 독일어는 음절초에 여러개의 자음을 허용하며(CCCV), 음절말에도 여러개의 자음을 허용한다(VCC). 따라서, 이러한 음절구조의 차이에 따른 음절구분(syllabifica-tion)에 대한 인식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가령, 영어의 drink[driŋk](1음절), strike[straik](1음절), Christmas[krisməs](2음절)을 한국인은 [d-riŋ-kh○](3음절), [s○-th○-ra-i-kh○](5음절), [k○-ri-s○- ma-s○](5음절)와 같이 전혀 다른 음절인식으로 발음한다. 한국어는 음절초나 음절말에 자음군을, 또한 음절말에 파찰음과 반모음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음군이나 파찰음은 그 하나하나의 자음 뒤에 모음이 뒤따르는 것으로 들으며, 하강이중모음은 ‘모음+모음’으로 듣기 때문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일언어 안에서도 방언에 따라 음절구분법이 다르고, 개인 대 개인에서도 음절구분의 차이를 보이는 때도 있다. 이와 같은 음절구분의 혼란은 옛 문헌에서도 발견된다. ≪시용향악보 時用鄕樂譜≫에서는 어ᄲᅳ섀라[ə- ps○-syay-ra], 어ᄡᅦ라[ə-psəy-ra](思母曲), 살어리라ᄯᅡ[sal-ə-ri-ra-sta](靑山別曲), 가시리이ᄭᅩ[ka-si-ri-i-sko](歸乎曲)로 적고 있다. 그러나 다른 문헌에는 ‘업스섀라, 업세라, 살어리랏다, 가시리잇고’로 나타난다.
현대 우리말의 단음절 형태소는 다음과 같은 기저음절구조를 가진다. 편의상 다음의 약호를 사용한다. S=음절, I=음절초성, M=음절중간음, F=음절말음, ( )=수의성, G=활음(w,y), s=음절경계, #=구 · 단어경계, c=복합어경계
S→(I)M(F) [음절은 (초성)+중성+(종성)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 ) 안의 것은 수의적이다.].
I→C{{%164}}(ᄠᅳᆷ을 제외한 모든 자음은 초성이 될 수 있다.)
M→{{T20431_00.gif}}
(모든 단모음과 중모음 ○ y는 음절핵음이 될 수 있다. 반모음(G)은 조음점이 같은 모음과 결합될 수 없다.)
F→C(C)(모든 자음은 말음이 될 수 있고, 말음은 자음이 하나 이상일 수도 있다. )
여기서 F→C(C)를 좀더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이 제한된다.
파열음+마찰음 ㅄ, ㄳ
비 음+마찰음 ㄵ
설측음+파열음 ㄼ, ㄿ, ㄾ, ㄺ
설측음+마찰음 ○, ㅀ
설측음+비 음 ㄻ
비 음+마찰음 ㄶ
→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