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묵계(默契), 호는 청매(靑梅). 자세한 생애는 전하지 않으나 지리산 연곡사(鷰谷寺)에 있으면서, 임진왜란 때 구국과 불교중흥에 심혈을 기울였던 고승으로서, 뛰어난 문장가이며, 휴정(休靜) 문하에 두각을 드러냈던 선사이다.
어릴 때 출가하여 유정(惟政)과 함께 휴정의 문하에서 선지(禪旨)를 전해 받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 31세에 묘향산에서 휴정과 함께 수도하던 중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휴정의 뜻에 따라 의승장(義僧將)이 되어 승병을 거느리고 3년 동안 왜적과 싸워 크게 공을 세웠다.
그 뒤 전국을 행각수도(行脚修道)하였으며, 말년에 부안의 변산 아차봉(丫嵯峯) 기슭에 월명암(月明庵)을 짓고 수도하다가 지리산연곡사로 들어갔다. 1617년(광해군 9)에는 왕명을 받아 정심(正心)·지엄(智嚴)·영관(靈觀)·휴정·선수(善修) 등 5대 종사의 영정을 그려 조사당에 모시고 제문을 지어 봉사하였다.
76세로 입적하자 제자들이 천왕봉(天王峯) 밑에 영당(影堂)을 짓고 영정을 봉안하였다. 그는 청매파(靑梅派)를 개설하여 조선 중기 이후의 선종(禪宗)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법을 이은 제자로는 쌍운(雙運)이 있다. 저서로는 『청매집』 2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