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왕후전」은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전기체(傳記體) 소설이다. 「인현왕후전」은 궁중 비사를 소재로 한 궁중문학 작품으로, 인현왕후의 덕행과 생애, 그리고 장희빈의 악행과 함께 장희빈의 말로를 그려 낸 소설이다. 이 작품에는 인현왕후 및 숙종, 장희빈 뿐만 아니라 민비의 폐출을 반대하다 희생된 박태보의 사적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이 작품은 「한중록(恨中錄)」, 「계축일기(癸丑日記)」와 같은 성격의 궁중소설로 다루어져 왔으나 개인에 입각한 것이 아닌 객관적 입장에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인현왕후전(仁顯王后傳)」은 궁중이라는 특수층을 배경으로 하는 궁중문학이자 숙종 당시의 궁중을 배경으로 왕가 일문에서 인현왕후가 겪어야 했던 생애를 소설체로 엮은 작품이다. 작자는 인현왕후를 모시고 있던 궁인이 쓴 여성의 작품이라는 설이 있으나, 최근의 연구로는 왕후 폐출에 반대하였던 박태보(朴泰輔)의 문중에서 지었다는 설과 왕후의 친정 가문에서 지은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작품의 성립 연대는 ‘정조(正朝)’이후, 또는 영조대(英祖代), 민비 승하 이후 등으로 이본에 따라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인현왕후전」의 이본은 구활자본 1종을 제외하고 모두 한글 필사본으로, 현전하는 이본은 20편으로 이본 간 편차가 크지 않다. 각 이본의 명칭은 그 소장자의 이름이나 소재에 따라 달라진다. 그 가운데 묘사의 세밀성과 구성의 치밀성, 체계적인 서술의 일관성, 표현의 고전적 특성 등에 의거하여 가람본을 선본(善本)으로 삼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인현왕후민씨덕행록(仁顯王后閔氏德行錄)’ · ‘민즁뎐덕ᄒᆡᇰ녹(閔中殿德行錄)’ · ‘민즁전긔(閔中殿記)’ 등의 이칭으로도 불린다. 내용은 민유중(閔維重)의 딸인 주인공 민비가 출생하는 데서부터 숙종의 계비(繼妃)로 입궐하게 되어, 숙종과 장희빈(張禧嬪) 사이에서 겪은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작품화한 것이다.
인현왕후는 병조판서를 지낸 민유중의 딸로, 숙종의 전취 부인인 인경왕후가 죽은 후 숙종의 외조부 김공의 천거로 왕후로 책봉되었다. 덕이 높고 효성이 지극했으나 후사를 얻지 못해 왕에게 후궁을 얻을 것을 간청하였다.
장씨는 시녀로 있다가 왕의 총애를 얻어 희빈이 되었고 왕자를 낳은 후 거짓 요언과 모략을 꾸민다. 장씨의 계교에 속은 왕은 중궁을 폐위시키고 이에 수많은 관원들이 왕에게 간하였지만 왕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 폐위된 민비는 안국동 본궁에 거처를 정하고 스스로를 죄인으로 청하며 조용히 지낸다. 왕은 장씨 소생의 왕자를 세자로 책봉하고, 이에 장씨는 더욱 기세등등해진다. 3, 4년의 세월이 흐른 후 왕은 차츰 장씨의 허물을 짐작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왕은 민비의 무죄를 밝히고 다시 정비의 자리에 앉힌다.
한편 왕의 총애를 잃은 장씨는 앙심을 품고 민비를 해치고자 갖은 모략과 무술(巫術)로 밤낮없이 계책을 꾸미고, 민비는 복위 8년 만에 35살의 젊은 나이로 짧은 생을 마친다. 민비의 죽음을 애통해하던 왕은 민비가 현몽하여 장씨의 저주를 알리고 이에 왕은 장씨가 민비를 모해한 일을 발견한다. 왕은 무당, 술사, 궁녀 등을 처참하고, 이어 장씨의 오라비도 처형한 후 마지막으로 장씨에게 사약을 내린다. 왕은 옥사를 처결한 후 제문을 지어 민비의 영혼을 위로하였다.
인현왕후의 덕행을 작품화한 이 소설은 역사적 사건 속에서 등장인물이 겪는 파란만장한 사건으로 흥미를 제고하는 동시에, 일종의 교훈서로도 널리 읽혀져 왔다. 특히 이 작품에는 저주(詛呪)가 등장인물의 행위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국가 통치의 근간이 되는 유교 이념에 상충된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악인의 저주와 모해가 선인에게 어떠한 위기와 고난을 가져오고, 유교 이념의 근원인 하늘이 개입되어 악인이 처단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품에서 인현왕후는 반인륜적 행위인 저주를 감행한 한 장희빈에 의해 결국 죽음을 맞이하지만 장씨의 죄상이 드러나면서 하늘의 순리를 벗어나 악행이 용납될 수 없음을 강조한 서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한중록(恨中錄)」, 「계축일기(癸丑日記)」와 같은 성격의 궁중소설로 다루어져 왔으나 개인에 입각한 것이 아닌 객관적 입장에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