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禪師). 연산(連山: 지금의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출신. 성은 곽씨(郭氏). 호는 정관(靜觀). 휴정(休靜) 문하의 4대 문파 가운데 하나인 정관문(靜觀門)의 창시자이다.
15세에 출가하여 선운(禪雲)에게 『법화경』을 배우고 그의 법화사상(法華思想)을 전수하였다. 그 뒤 법화신앙에 심취되어 『법화경』을 부지런히 독송하였고 그 공덕의 뛰어남을 역설하는 한편, 시주를 얻어 3,000권의 종이를 마련하고 1,000부의 경전을 인출하여 보시(布施)하는 등 경전 유포에 큰 공훈을 남겼다.
한때 속리산 법주사(法住寺)에 머물렀고, 만년에 휴정(休靜)의 강석에 참학(參學)하여 그의 심인(心印)을 이어받았다. 1608년 가을에 병을 얻어 덕유산 백련사(白蓮社)에서 입적하였다.
그는 임진왜란 중에 승려들이 왜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의승군(義僧軍)으로 나아가 전쟁에 참여함을 보고 승단(僧團)의 장래를 깊이 걱정하였고, 전쟁에 참여하는 일이 승려의 본분인가에 대하여 개탄하였다. 또한, 유정(惟政)에게 글을 보내 전쟁이 끝났으니 한시바삐 관복을 벗고 승가(僧家)의 본분을 다할 것을 권하기도 하였다.
철저한 수도승으로서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경전을 인출하거나 왜란에 휘말려 있는 승단을 깊이 걱정한 점은 또 다른 현실참여를 나타내고 있다. 저서로는 『정관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