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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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불교에 귀의해 반야의 지혜를 닦아 도달해야 하는 참된 마음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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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불교에 귀의해 반야의 지혜를 닦아 도달해야 하는 참된 마음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내용

일심은 우주만법의 수용처로, 크다거나 작다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 빠르다거나 늦다고 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동적(動的)인 것이라거나 정적(靜的)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수량으로 하나라거나 많다고 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정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냥 마음이라는 단어로써 표현되어 있다.

또, 일심의 ‘일’은 수적 또는 양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개체가 그 안에서 진실로 사는 전체이다. 진실로 살아 있는 조화로운 전체가 일심이다. 그 속의 어느 하나 속에 전체가 살아 있고 그 전체 속에 하나가 살아 있다. 이 일심의 사상을 우리 나라 불교 속에 정착시키고 독특한 사상으로 발전시킨 고승은 신라의 원효(元曉)이다.

원효는 일심의 경지를 청운(靑雲)과 대해(大海)에 비유하였다. 그것은 마치 봉황이 청운 위를 날아 가면서 산악의 비천함을 알게 되고 하백(河伯)이 대해를 굽어보며 산하의 협소함을 부끄러이 여기듯이, 도를 이루고자 하는 자가 일심의 세계에 들어가면 비로소 앞서 배웠던 모든 학문이 치졸함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원효에 있어서는 삶의 의미가 불도(佛道)에 귀의하여 반야(般若)의 지혜를 닦고 일심지원(一心之源)으로 환귀(還歸)하여 열반을 성취하는 데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일심에 관해서 많은 저술 속에서 보다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저서는 ≪대승기신론소 大乘起信論疏≫로서, 일심을 보다 체계적으로 전개시켜 이문(二門)·삼대(三大)·사신(四信)·오행(五行)으로 확대시켜 나갔다.

(1) 이 문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멸문(心生滅門)으로 나누어진다. 심진여는 일심을 본질적인 면에서 관찰하여 언제나 참되고 한결같은 본성이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그것을 구체적인 말로써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이 심진여야말로 제법(諸法)의 유일한 근거로서 지극히 고요하여 모든 더러움이 사라진 중생심(衆生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심생멸문에서는 참되고 한결같이 진여한 일심이 어떻게 흘러가서 불각(不覺)의 상태에까지 이르렀으며, 어떻게 하면 다시 일심의 원천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곧, 진여한 일심은 어느덧 생겨난 충동력인 무명(無明)의 바람에 의해서 물결을 일으키기 시작하여 스스로 진여한 일심을 가리게 되고, 차츰 주객의 분별과 이기적인 생각들을 일으켜서 마침내는 지옥·아귀·축생 등의 육도(六道)를 윤회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일심에는 언제나 스스로를 맑게 정화하고 밝음으로 이끌어 가려는 훈습력(薰習力)이 있기 때문에, 그 훈습하는 힘이 좋은 계기를 만나면 끊임없이 작용하여 마침내는 본래의 깨달음 상태인 진여로 나아가게 한다는 등의 내용이 밝혀져 있다.

(2) 삼 대

참되고 한결같은 일심의 본질(體大)과 속성(相大)과 기능(用大)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밝히는 것이다. 먼저 체대(體大)는 일심의 본질에 대한 표현이다. 일심 앞에서는 일체의 사물이 다 참되고, 한결같이 남과 나의 대립이나 차별이 없고 줄거나 느는 일이 없기 때문에 본질이 크다는 것이다. 원효는 이것을 불(佛)의 삼신(三身) 중 법신(法身)과 연결시켰다.

상대(相大)는 일심의 덕성에 대한 표현이다. 일심이 온전하고 참될 수 있는 씨앗인 여래장(如來藏)으로서 무한한 성과 덕성을 다 갖추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속성이 위대하다고 한 것이다.

이 일심의 덕성은 ① 큰 지혜요 광명이며, ② 세상의 모든 대상계를 두루 남김없이 비춰주듯이 환하게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는 것이며, ③ 있는 그대로 참되게 아는 힘을 간직하고 있으며, ④ 방황함도 더럽힘도 없는 맑고 깨끗한 마음을 본성으로 하고 있으며, ⑤ 영원하고[常] 지복하고[樂] 자유자재하고[我] 번뇌가 없으며[淨], ⑥ 어떤 인과의 법칙에 따라 변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 상을 부처 삼신 중 법신과 보신(報身)에 연결시키고 있다.

용대(用大)는 일심의 작용에 대한 표현이다. 일심이 이 세상에서 현실적으로나 초현실적으로 모든 선한 원인과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작용이 크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작용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본행(本行)과 본원(本源)과 대방편(大方便)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본행은 무명에서 헤어나려는 선행적인 노력을 뜻하고, 본원은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을 한결같이 제도하여 해탈할 수 있도록 하리라는 횡적인 소원과, 영원히 미래가 다할 때까지 중생을 모두 해탈하게 하겠다는 종적인 소원을 함께 갖추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대방편은 모든 중생과 동체의식을 가지고 중생의 보고 들을 수 있는 경지에 따라서 끊임없이 교화의 길을 펼쳐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 일심의 작용이 가장 온전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 불의 삼신 중 보신과 응신(應身)이 된다. 그러나 평범한 중생이 이와 같은 일심의 정화된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발심(發心)과 네 가지 믿음, 다섯 가지 수행의 길을 밟아가야만 비로소 가능하여진다.

세 가지 발심은 신심을 성취시키고 결심을 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신성취발심(信成就發心), 이해와 실천을 굳건히 하여 더욱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해행발심(解行發心), 법신을 증득하고 진심(眞心)을 드러내는 증발심(證發心)으로 나누어진다.

신성취발심을 위해서는 직심(直心)과 심심(深心)과 대비심(大悲心)을 일으켜야 한다. 직심은 일심만을 생각하는 바른 마음으로서, 주관과 객관의 분열을 조장하지 않는 정직한 마음을 뜻한다. 심심은 일심 그 자체를 발굴해서 빛나게 하는 마음으로서, 즐겨 모든 선행을 다 모아서 가지는 노력을 뜻한다. 대비심은 모든 중생을 남김없이 고통 속에서 구제하겠다는 뜻을 가진 마음이다. 즉, 남을 이롭게 하고 남을 총명하게 하는 행위의 근본이 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해행발심은 육바라밀(六波羅蜜)인 시(施)·계(戒)·인(忍)·근(勤)·선정(禪定)·지혜(智慧)의 실천으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시는 일심의 본성이 인색함과 탐욕함이 없는 것임을 알고 그에 순응하기 위해서 베풀어주는 실천행이다. 계는 일심의 본성이 인간의 오욕으로부터 생겨나는 것과 같은 잘못이 없다는 것임을 알고 그에 순응하여 철저하게 계율을 준수하는 것이며, 인은 일심의 본성이 시기·질투·분노와 같은 번뇌를 영원히 떠나 있는 것임을 알고 이에 순응하기 위해서 그와 같은 번뇌가 일어날 때마다 참는 것을 말한다.

근은 일심의 본성이 조금도 게으름이 없는 것임을 알아서 이에 순응하여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이다. 선정은 일심의 본성이 항상 산란함과 분열됨이 없이 안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순응하기 위해서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수행을 계속하여야 한다는 것이며, 지혜는 일심의 본성이 밝고 지혜로우며 조그마한 어리석음이 없음을 아는 까닭에 이를 순응하고자 지혜를 닦아 간다는 것이다.

증발심은 초지(初地) 이상 십지(十地)에 이르는 지위에 있는 법신보살이 닦는 발심이다. 이 발심에는 분별하지 않는 참마음[眞心], 애써 인위적으로 노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두루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 방편이자재한 마음[方便心], 그리고 미세하게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업식(業識) 등의 세 가지 특징이 내포되어 있다.

(3) 사신(四信)

또 네 가지 믿음은 일반인들이 쉽게 믿을 수 있는 것들로서, ① 이 세상 모든 사물의 근본이 일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즐겨 생각하는 것이고, ② 일심을 회복하여 가진 자에게는 무한한 공덕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불(佛)을 믿는 것이며, ③ 부처가 가르친 교훈을 실천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 아래 법을 믿는 것이며, ④ 불제자는 능히 올바른 실천을 할 수 있다는 확신 아래 승(僧)을 믿는 것이다.

(4) 오행(五行)

이 신심을 완숙하게 만들기 위해서 육바라밀보다는 조금 행하기 쉬우면서도 다소나마 구속력을 지닌 오행을 실천하게 된다. 오행은 ① 베풀어주라, ② 윤리를 지켜라, ③ 참고 용서하라, ④ 부지런히 힘써라, ⑤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히 그 깊이를 보라는 것 등이다.

이와 같은 원효의 일심사상은 우리 나라 불교의 중심사상이 되었고, 불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일심을 마음가짐과 행위의 근본으로 삼을 만큼 보편화되었으며, 우리 민족문화의 한 뿌리가 되었다.

참고문헌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원효사상 1-세계관-』(이기영, 홍법원, 1967)
『불교와 사회』(이기영, 한국불교연구원 출판부,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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