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책이 네 차례에 걸쳐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 쇼와〔昭和〕 3년인 1928년 2월 15일에 초판, 3월 30일에 재판, 6월 30일에 삼판, 9월 30일에 사판이 발행되었다. 삼판까지는 판권지에 저작자가 김유동(金逌東)으로 되어 있고, 사판의 판권지에는 조선박문사(朝鮮博文社)가 저작 겸 발행자로 되어 있다. 내용에 있어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책의 맨 앞부분에는 「임진록」과 「병자록」의 전체적인 목차를 제시하였다. 세밀하게 제시한 목차는 아니고 글의 대략을 알 수 있게 문장 형태로 풀어서 제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목차 다음으로는 내용과 관련 있는 도판을 수록하였다. 조선의 인물로는 한음 이덕형(李德馨), 오리 이원익(李元翼), 지천 황정욱(黃廷彧)의 초상화를 제시하였고, 명나라 제독 이여송(李如松), 일본의 관백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加籐淸正〕의 초상화를 수록하였다. 그 뒤로는 도독의 인장, 이순신을 모신 충렬사(忠烈祠), 이순신의 옥대 등 유물 사진과 울산성, 평양성, 진주성, 전주성, 벽제관 등의 사진을 수록하였다. 수록된 도판 자료만 해도 모두 63종이다.
도판 자료 뒤로 본문을 수록하였다.
먼저 「임진록」은 임진왜란과 관련한 기록들을 여러 문헌에서 뽑아내어 항목별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본문은 ‘임진년 병란으로 임금의 어가가 서쪽으로 순행하다〔壬辰兵亂 大駕西守〕’라는 항목으로 시작하며, ‘이순신이 해로를 막아내다〔李舜臣扼遏海路〕’, ‘삼도에서 모인 근왕병이 용인에서 패전한 일〔三道勤王兵龍仁敗績〕’, ‘북도의 함락〔北道之陷〕’ 등 총 33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으로 「병자록」의 시작 부분에는 원저자가 인조(仁祖) 때 사람 나만갑(羅萬甲, 1592~1642)임을 명시해 두었다. 「병자록」은 본래 한문본인데, 여기서는 한문에 우리말을 주1 방식으로 풀어서 기록하였다. 실제 기록은 내용에 변개를 가한 흔적이 보인다. 기록은 광해군 10년(1618)에 누르하치가 요동을 침략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병자호란이 일어나기까지의 정세와 과정, 그리고 전란의 전개를 날짜순으로 기록하였다. 그다음으로는 주요 사건과 인물로 항목을 나누어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강화도가 함락된 일을 기록한 「강도함패(江都陷敗)」, 홍익한 · 윤집 · 오달제의 일을 기록한 「삼학사불굴이사(三學士不屈而死)」, 최명길이 심양으로 끌려간 일을 기록한 「최명길피구심양(崔鳴吉被拘瀋陽)」 등이 있다.
『임진급병자록』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진행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상세하게 정리한 실기(實記) 자료이다. 「임진록」의 경우 정확한 출전이나 근거가 상세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료 가치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조선이 겪었던 가장 큰 두 차례 전란의 면모를 상세하게 재구성하고, 이를 하나의 책으로 묶고자 한 의도는 가치 있게 평가할 만하다. 또한 책에 수록한 그림과 사진 자료 역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