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皇龍寺)에서 살았다. 어느 겨울날 저녁 삼랑사(三郎寺)로 갔다가 눈 덮인 길을 걸어 돌아오는데, 천엄사(天嚴寺) 문밖에 한 여자 거지가 아기를 낳고 누워 얼어죽게 된 것을 보았다. 가엾게 생각하여 안아주니 얼마 뒤에 소생하였다.
이에 옷을 벗어 덮어주고 알몸으로 황룡사로 돌아와서 볏집으로 몸을 덮고 밤을 지냈다. 그날 밤 궁중의 뜰에 “황룡사의 중 정수를 마땅히 왕의 스승에 봉하라.”는 소리가 하늘에서부터 들렸다고 전한다. 급히 사람을 보내어 조사하게 하자 모든 사실이 왕에게 전하여졌다. 이에 왕이 위의를 갖추고 궁전으로 맞아들여 국사로 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