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본. 표지에는 ‘朱仙傳(주선전)’이라고 하였고, 작품 서두에는 ‘쥬션뎐 변화’라 하였다. 같은 책에 「하유텰젼 신ᄉᆞ」·「이후업젼」 두편이 더 수록되어 있다.
중국 강서 진창현이라는 곳에 주전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어려서부터 이상스러운 조짐을 보이더니, 나이 14세에 망언망설을 함부로 하는 병이 들어 집을 뛰쳐나가 빌어먹고 다녔다.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신통한 술법을 터득하였던 것이다.
마침 명나라 태조(太祖)가 일어날 때였는데, 술법을 알아본 태조는 주전을 궁중에 불렀다. 주전은 자기를 불로 태우라 하고서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보여주었다. 그 뒤에 태조는 주전의 계교와 술법에 힘입어 반란을 진압하였다.
그러면서도 주전은 남루한 차림으로 괴이한 짓만 하였고, 절에 머물면서 부처앞에서 대소변을 함부로 늘어놓았다. 밥을 먹으면 엄청나게 먹고, 먹지 않아도 아무 탈이 없었다. 태조가 병이 들어 위중하자 어느 중을 보내 약을 전달하였다. 태조가 부르고자 하여 편지를 하니 거절하고, 다시 사람을 보내니 자취를 감추었다.
신선전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병이 들어 우연히 신선이 되었다고 한 점에서 강신무(降神巫)의 입무과정(入巫過程)과 흡사하다.
남루한 차림으로 빌어먹고 다니는 미천한 인물이 대단한 능력을 숨기고 있다는 설정은 사람을 겉보기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미를 지닌다. 명 태조와의 관계를 통해서 역사에 참여하되, 보상(부귀)을 배척하는 자세를 보인 점도 흥미롭다. 장서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