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5장. 『근재집(謹齋集)』 권2와 『죽계지(竹溪誌)』에 수록되어 있다. 작품의 배경인 죽계는 지금의 경상북도 풍기에 있는 시내 이름이며, 풍기의 옛 지명인 순흥(順興)은 안축의 관향(貫鄕)인 동시에 고향이다.
제1장은 죽계의 지역적 위치와 경관을, 제2장은 누·대·정자 위에서 유흥하는 모습을, 제3장은 향교에서 공자(孔子)를 따르는 무리들이 봄에는 경서를 외고 여름에는 현(絃)을 뜯는 모습을, 제4장은 천리 밖에서 그리워하는 모습을, 제5장은 성대(聖代)를 중흥하여 태평을 길이 즐기는 모습을 각각 노래함으로써, 고려 신흥사대부의 의욕에 넘치는 생활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형식은 제2∼4장에서 비교적 정돈된 3·3·4, 3·3·4, 4·4·4조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제5장은 앞부분 전체가 4·4·4조로 일관되고, 제1장은 4·3·4조의 파격(破格)을 보이며, 제4·5장의 일부에서는 ‘경기하여’가 탈락되기도 한다. 동시에 이두의 사용이 빈번하다.
정돈된 형식과 정돈되지 않은 형식의 뒤섞임에서 「죽계별곡」은 경기체가 장르의 형성과정을 보여준다. 고려 신흥사대부의 의욕에 넘치는 생활감정의 표현은 「한림별곡」과 궤를 같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