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하고분군은 집안 분지에 있는 ‘통구고분군’ 중 하나로 국내성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주로 우산의 남쪽 기슭을 따라 수많은 무덤이 조성되어 있는데 통구고분군에서도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우산하고분군 가운데 우산하 제68호분은 이 고분군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무덤은 1975년 집안현 문물보관소에 의하여 발굴 조사되었다.
우산하 제68호분은 돌무지무덤〔積石塚〕인데, 외곽의 기단 흔적이 일부 남아 있지만 파괴 정도가 너무 심하여 정확한 형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널방〔玄室〕역시 분명하게 남아 있지 않아서 정확한 규모와 구조는 알기 힘들다. 남아 있는 널방의 크기는 길이 23m, 너비 17.2m, 높이는 1m 가량으로 추정된다. 조사 과정 중에 무덤의 중앙에서 동쪽으로 약간 치우친 곳에서 4점의 청동기가 출토되었다. 청동기가 발견된 중앙 하단부가 널방의 한쪽 끝인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기의 종류는 세발솥〔三足鼎〕·시루〔甑〕·솥〔釜〕·세발쟁반〔三足盤〕으로 모두 1점씩 완형으로 출토되었다. 고구려 고분에서 청동기가 출토된 예는 많지 않아서 칠성산 제96호분에서 이러한 청동기가 확인된 적이 있다. 세발솥은 가장 대표적인 제의용기이며, 솥과 시루는 음식물을 끓이는데 사용한 용기로써 한 세트로 볼 수 있다. 솥은 동체가 구형(球形)에 가깝고 받침이 높은 편이다. 반면 시루는 바닥에 ‘십(十)’자 형태로 둥근 구멍이 뚫려 있다. 세발쟁반은 표면에 돌기가 있고 바닥에는 낮은 3개의 다리가 달려 있다.
우산하 제68호분은 무덤에서 출토된 4점의 청동기를 중국 쪽에서 출토된 것과 비교해 볼 경우 축조시기는 대체로 4세기 중엽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는 4세기 초까지 소급하여 보기도 하고, 5세기대로 내려 보기도 한다. 고구려의 돌무지무덤에서는 이와 같은 금속용기가 확인된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이들 용기는 무덤 내 껴묻거리〔副葬品〕라기보다는 제의와 관련하여 봉토 내에 매납(埋納)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