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천고분군은 집안시에서 동북쪽으로 약 25㎞ 떨어진 청석진(靑石鎭) 장천촌에 위치하고 있다. 장천촌 일대는 압록강에 연한 충적분지로 북·동·서쪽 3면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남쪽은 압록강과 마주하고 있다. 이 고분군은 장천촌 북쪽에 있는 2단의 계단식 대지 위에 자리하고 있다. 압록강 서안에 분포하는 고구려 고분군 가운데 보존이 가장 잘 되어 있는 유적 가운데 하나로서 현재 성급문물보호단위(省級文物保護單位)로 지정되어 있다. 고분군 가운데 장천 1호분은 1970년 8월 길림성박물관과 집안현 문물보관소에서 발굴조사하였으며, 장천 2호분도 같은 기관에 의해 1972년 4∼5월 발굴조사되었다. 한편 장천 4호분은 십수 년 후인 1985년 집안시박물관에 의해 발굴조사되었다.
1962년 집안현 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될 당시 고분군에는 모두 120여 기의 무덤이 남아 있었으나, 1960년대 말∼1970년대 초까지 심한 파괴가 이루어졌다. 1983년 5월 재조사 당시에는 105기가 남아 있었는데 이 가운데 학술적인 연구 가치가 있는 것은 50여 기 정도이다. 고분군에서 확인된 무덤 양식으로는 무기단돌무지무덤[無基壇積石塚], 기단식돌무지무덤[基壇式積石塚], 계단식돌무지무덤[階段式積石塚], 돌방흙무덤[石室封土墳]등 다양하다. 장천촌 일대는 좁고 길게 뻗은 하곡 분지로 2개의 계절하가 분지 중앙을 지나 북쪽에서 남쪽으로 흘러가는데, 서쪽은 건구하(乾溝河), 동쪽은 후림자구하(後林子溝河)이다. 무기단돌무지무덤은 이 가운데 건구하 양쪽 산비탈 아래와 장천촌 목재소의 서쪽, 북쪽 평지에 주로 분포한다. 반면 후림자구하 양쪽 산비탈 위쪽에는 무덤수는 적지만 대규모의 계단식돌무지무덤과 돌방흙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무덤 가운데 고분벽화가 발견된 것은 장천 1호분, 2호분, 4호분 등이다.
장천 1호분은 돌방흙무덤으로 둘레는 88.8m, 높이는 6m이다. 널길[羨道]과 앞방[前室], 이음길, 널방[玄室]으로 이루어진 두방무덤[雙室墳]이다. 천장은 앞방의 경우 3단의 삼각고임이 들어간 3단의 평행고임으로 되어 있으며, 널방은 5단의 평행고임으로 되어 있다. 앞방과 널방에서는 모두 벽화가 발견되었는데, 소재는 주로 무덤 주인의 생전 모습이 중심이며, 사신(四神) 또는 예불도와 같은 불교적 색채가 강한 주제들이 가미되었다. 2000년에는 벽화가 도굴당하기도 하였다.
장천 2호분 역시 돌방흙무덤으로 둘레는 143m, 높이는 6m이다. 무덤의 구조는 하나의 널방과 남북 2개의 곁방[耳室], 널길, 이음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널방 천장은 4단의 평행고임으로 되어 있다. 벽화는 널방과 곁방, 현문 등에서 확인되었다. 곁방에는 ‘왕(王)’자와 권운문(卷雲文)이 연속되는 도안이 그려져 있으며, 현문에는 문지기와 시녀를 그려 넣었다. 그리고 널방에는 연꽃무늬와 인동무늬, 기하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벽화 주제에 있어서 장천 1호분과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집안 장천고분군은 무기단돌무지무덤, 기단식돌무지무덤, 계단식돌무지무덤, 돌방흙무덤 등 여러 형식의 고분이 혼재되어 있는데 고분군의 배열은 일정한 차이가 나타난다. 대체로 무기단돌무지무덤과 기단식돌무지무덤은 건구하 계곡을 따라 1열로 배치되어 있는 반면 계단식돌무지무덤이나 돌방봉토무덤은 같은 능선 상에 배치되거나 따로 독립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고분의 분포 양상과 유형의 특징을 통해 볼 때 고분군의 조영 시기는 대체로 3∼6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가운데 장천 1호분과 2호분 등으로 대표되는 벽화가 있는 돌방흙무덤은 고분벽화의 내용상 5세기 중반경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무덤 주인공은 당시 상당한 지위를 누린 귀족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